서울교통공사와 노동조합이 지하철 승무원 근로시간 연장을 두고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측이 정한 협상 기한인 21일이 다가오면서 설 연휴 시민들이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정균 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17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노조가 운전시간 조정에 반발해 불법 파업을 예고했다"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집단 이익 달성을 목적으로 시민을 볼모로 삼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또 "노조의 열차운전업무 지시 거부는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승무원이 차에 타지 않으면 바로 '레드카드'"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불법 파업이 시행되더라도 공사는 지하철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며 "평소와 같이 지하철을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공사와 노조는 승무원 평균 운전 시간을 종전 하루 4.5시간에서 4.7시간으로 약 12분 늘리는 데에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15일 근무시간 조정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 측이 20일까지 승무원 노동시간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열차 운전업무를 거부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공사 관계자는 "승무원 평균 운전시간 4.7시간은 1∼4호선에서 노사합의, 5∼8호선에서 취업규칙으로 명시된 내용"이라며 "지금까지 운전시간이 다소 줄어든 상태로 운영됐으나 승무원의 대체 근무, 휴일·휴가 미보장, 추가수당이 과도하게 발생해 운전시간 기준을 근로자의 불이익이 없는 합법적 범위 내에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운전시간 변경이 2019년 임금단체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 측은 이에 대해서도 "2019 임단협에서는 제도개선 부분의 별도 합의가 없었고, 운전시간은 애초에 임단협과 무관한 노사합의 및 취업규칙 내 사안"이라고 맞섰다.
또 업무 거부가 전면 파업과는 다르다는 게 노조 입장이지만 사 측은 이를 '불법 파업'으로 규정했다.
공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파업찬반투표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흠결이 있어서 노조는가 파업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승무 거부가 일어나면 이는 불법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12분 연장'을 두고 노조는 "일반적 환경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승용차와 달리 중간에 멈출 수 없고 극한의 긴장과 에너지 소모가 있는데 오롯이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고독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는 "터널 내에서 운전하는 분들이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간 교대 장소를 늘리기 위해 장소를 임대하고 인테리어도 해뒀다. 노조는 이에 반대하면서 원상회복한 후 논의하자는 뜻"이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