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낙폭과대주 중심 안도랠리, 안심은 이르다

입력 2008-09-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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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에 빠졌던 코스피시장이 美증시의 반등과 연준의 AIG 구제금융 지원 호재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6일)는 AIG의 유동성 위기 우려와 연준의 예상밖 금리동결에 대한 실망, 정부의 AIG 지원 기대감이 뒤섞이며 널뛰기 등락을 펼치다 장 막판 연준이 AIG 구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오름세로 마감했습니다.

1420선에서 갭업출발한 17일 코스피지수는 간만의 외국인 매수와 AIG에 대한 연준의 850억불 규모 긴급구제금융지원 소식에 힘입어 1440선까지 전진후 경계매물이 흘러나오며 상승폭이 축소됐습니다.

미국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메릴린치 사례처럼 은행 등의 인수대상을 물색중이라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다소 위축시켰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7.51p(2.70%) 오른 1425.26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1158억원 순매수로 3거래일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고 개인도 662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습니다. 반면 기관은 2173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반등을 활용해 주식비중을 줄이는데 주력했습니다.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는 기금이 648억원 순매수로 12거래일 연속 '사자'행진을 이어간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6764억원)를 중심으로 487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美증시의 반등과 AIG 구제 호재에도 불구 중화권 증시는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전일 2000선이 붕괴된 중국 상해종합지수가 2.90% 추가하락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3.63%), 싱가포르지수(-2.04%) 등이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신용위기 우려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듯 장중 2.3% 급등했던 일본 닛케이지수도 상승폭이 줄어들어 1.21% 오름세로 마감했습니다.

낙폭과대 조선•증권株 급등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현대중공업(10.38%)의 급등을 필두로 STX조선(12.53%), 한진중공업(11.03%), 대우조선해양(6.90%), 현대미포조선(6.33%), 삼성중공업(5.41%) 등 조선주들이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장 초반 가장 강했던 증권주들은 지수가 밀리면서 상승탄력이 대부분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 가운데, SK증권(9.52%)과 동부증권(8.22%), 미래에셋증권(8.11%)의 반등폭이 컸습니다.

전업종이 오른 가운데 운수장비(6.19%), 증권(5.73%), 건설(4.90%), 의료정밀(4.73%), 기계(3.67%), 운수창고(3.67%) 업종이 많이 올랐고, 전일 견조했던 통신(1.04%) 등의 경기방어 업종들은 상승폭이 미미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인수 불확실성과 함께 보합권에 머물고 SK텔레콤(-0.73%), KT&G(-1.18%) 등의 경기방어주들이 약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름세를 탔습니다.

하이닉스(9.94%)와 LG전자(5.82%), LG디스플레이(5.00%), 삼성전기(8.70%)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IT주들이 급등했고, POSCO(3.17%), 한국전력(1.16%), 국민은행(1.63%), 우리금융(1.53%), 현대차(3.96%), 신세계(1.78%) 등 업종대표주들이 두루 올랐습니다.

각종 테마주들도 들썩거렸습니다.

경제•에너지 지원 관련 북핵 6자회담 실무협의가 오는 19일 판문점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남북경협주들이 대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선도전기와 광명전기, 이화전기, 보성파워텍 등 대북송전주와 로만손 등의 남북경협주들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부 정책수혜주들도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었음에도 삼호개발, 홈센타, 삼목정공, 특수건설, 동신건설, 이화공영, 신천개발 등의 대운하 관련주들이 무더기 상한가에 진입했고, 루미마이크로(상한가),알티전자(11.5%), 루멘스(9.9%), 화우테크(9.5%) 등의 녹색성장 LED관련주들도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급한 불은 껐다..외국인 순매수 전환

美 연준의 AIG에 대한 유동성 지원 결정과 함께 미국發 신용위기가 일시적이나마 진정되는 가운데, 전일 6040억원 순매도를 포함해 지난 한주간 1조7천억원 가량의 매물을 쏟아내며 국내증시를 압박했던 외국인들이 모처럼 순매수(+1158억원)로 돌아섰습니다.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신용위기에 민감한 외국인들이기에 신용불안감을 자극하는 소식이 전해질 경우 언제든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조적인 순매수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순매수 규모가 미미하고 하루 순매수에 불과하며, 신용위기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보기에는 이른만큼 성급한 기대보다 '매도세 약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낙폭과대주 중심의 안도랠리, 안심은 이르다

연준은 금리인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신용 불안감을 일시 잠재우는 지혜로운 선택을 했습니다. 금리를 동결함으로써 이번 월가쇼크를 금리인하 없이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명한 셈입니다. 자칫 금리인하를 단행하고도 월가쇼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면 엄청난 충격이 추가로 가해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AIG의 회생과 더불어 국내증시가 급락 하루만에 제법 강한 반등을 보였지만 전일 급락분의 절반도 만회하지 못하는 수준의 반등입니다. 주변 아시아증시들은 국내증시보다도 더 취약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날 반등을 기술적 반등 정도로 밖에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리먼 & 메릴린치 쇼크로 전일 국내증시의 폭락이 예견됐던 것처럼 이날 반등은 큰 덩치로 인해 전체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워낙 커 美정부가 AIG의 회생을 도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에 충실했습니다.

전일 패닉장세가 연출될 때 추격매도를 자제해야 했듯이 예견된 반등에 추격매수 또한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장 코앞에 직면한 AIG 문제가 얼추 해결됐지만 워싱턴뮤추얼 등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존재하고, 연준이 자금지원이라는 가장 손쉬운 해결책을 썼을뿐 금융기관들의 부실 자체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시장 파급력 때문에 AIG를 불가피하게 살렸다고 하지만 리먼브러더스와의 형평성 문제로 인해 향후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이 나타날 경우 정부가 무제한으로 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려워진 측면도 있습니다.

AIG의 구제가 美증시에 단기 모멘텀을 제공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일 장마감 직전 일부 선반영한 측면이 있고 예견된 수순이라 모멘텀 강도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리먼-메릴린치-AIG의 파산-피인수-구제 등의 사건들이 워낙 숨가쁘게 진행됨으로써 가리워진 감이 있지만, 오랜 전통의 초대형 금융기관들이 존폐위기로 몰릴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투자은행중 그나마 낫다고 하는 모건스탠리가 은행 짝짓기에 나선 것에서 알 수 있듯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해소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요구됩니다.

때문에 전체 금융시장이 신용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큰 고비를 넘기며 신용불안감이 다소 진정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일부 조선주들이 특별히 강하긴 했지만 엄밀히 보면 이날 증시에서는 뚜렷한 업종구분없이 낙폭과대주들이 우후죽순 오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운수장비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지만 현대중공업 한종목에 4백억원 규모의 자금이 쏠린 점과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점, 중국증시의 약세 지속을 감안한다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선주들의 부활론은 성급하다고 판단됩니다.

경기방어주와 일부 정책수혜주 정도만이 지수와 차별성을 보이는 시장을 두고 어느업종이 단기적으로 유망한지를 논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요컨대, AIG를 둘러싼 단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안도랠리 성격의 반등이 시현됐습니다. 그러나 전일 급락과 이날 반등에 모두 갭이 수반되듯이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며 신뢰가 무너진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AIG 처리와 전환점에 도달한 VIX지수 등을 감안시 급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등이 전개되더라도 V자형의 역동적인 상승보다는 완만한 반등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량거래를 수반해 아래꼬리를 길게 달며 반등, 저가매수세의 존재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암묵적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200선을 이탈하며 신저가를 경신한 이후 뚜렷한 지지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7~8월 베어마켓 랠리 당시 지지선이 의미있게 작용했다면 지금은 하락추세선이 의미있게 작용하는 구간입니다. 추가 반등 가능성을 열어 놓더라도 S&P500 지수가 연속적인 반등으로 하락추세선을 돌파하며 1200선 지지를 견고히 다지는지를 (본격 매수에 앞서) 먼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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