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훈 현대상선 대표가 올해 3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배 사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합류와 초대형선 투입으로 현대상선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체적인 선복량 증가와 시장의 수요 증가, 운임 예측 등을 고려했을 때 3분기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4분기, 내년까지 (흑자 기조를)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에도 46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부채비율도 850%에 달했다.
배 사장은 흑자전환 시기를 특히 3분기로 잡은 이유로 '디 얼라이언스 가입'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도입'을 들었다.
현대상선은 오는 4월부터 세계 3대 해운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합류한다.
종전의 2M(머스크·MSC) 얼라이언스의 전략적 협력관계와 달리 디 얼라이언스에서는 정식으로 의사 결정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글로벌 업황 변화와 시장 대응이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2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한 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4월 말부터 매주 1척씩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한다. 이를 통해 연료비를 최대 50% 안팎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 사장은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면 '규모의 경제'와 '고비용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며 설명했다.
이어 "2만4000TEU급 투입으로 컨테이너당 연료비가 50%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작년보다 올해 매출이 25% 이상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 사장은 또 “다만,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국내 선원들이 운항해본 경험이 많이 없다”며 “2분기에 도입하지만, 이후 새로운 동맹과의 협업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외에도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을 예고했다.
배 사장은 "비용은 줄이고 매출은 늘리는 전략과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체질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업황 변동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해 혁신 활동을 주도하는 △SWAT실, △물류서비스전략 기획단 등을 신설하며 기업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1TEU당 50달러씩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비용 절감 노력도 병행했다.
아울러 올해 7월 오픈을 목표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영업환경과 관련해서는 "연초부터 미국ㆍ이란 간 전쟁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고, 미ㆍ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교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물동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선복량 증가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이름 변경과 관련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배 사장은 ”사명변경은 장단점이 있는 만큼 계속 분석하고 있으며 내부 임직원뿐만 아니라 오피니언 리더나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바꾼다면 현대 고유의 이름보다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의 사명 변경사항은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2월 이내로 정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