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간 수주 가뭄으로 고전해 온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사업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관련 해상 시설도 그만큼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조선 3사는 해양플랜트 관련 악재는 걷어내고, 가뭄에 단비 같은 수주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NG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특히 해양플랜트 잠재 수요가 최대 100척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BK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까지 전 세계 LNG 수요 증가가 평균 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글로벌 이슈' 보고서를 통해 LNG 수용 기지인 부유식 LNG 저장·재가스화 설비(FSRU)의 프로젝트가 잠정적으로 80~100척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FSRU는 해상에서 LNG를 저장, 재기화, 송출할 수 있는 설비를 말한다. 님비현상으로 육상터미널 건설이 어려웠던 미국 동부지역에 2005년 처음 도입된 FSRU 터미널은 전 세계적으로 20여대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LNG 재기화 용량중 FSRU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가 넘으며 매년 늘어나고 있다.
KMI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제안된 FSRU 프로젝트는 최종투자결정(FID)이 임박한 안건을 포함해 42~62건에 달한다. 또 진행 중인 FSRU 프로젝트는 아시아・중동 지역이 가장 많은 25~37건이며, 유럽 7~9건, 미주 5~10건, 아프리카 5~6건의 순이다.
아울러 리투아니아의 석유 터미널 운영 회사 클라이페도스 나프타는 오는 2024년까지 FSRU에 의한 LNG를 수입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해양플랜트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조선업계 분위기도 나아지고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우디 아람코, 바흐리, 람프렐 등이 투자한 합작 조선소인 IMI가 최근 시추 전문 업체인 ARO 드릴링과 대형 해양플랜트 공급 계약에 성공했다.
2018년 10월 해양플랜트 일감을 4년 만에 수주하며 다시 물꼬를 튼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사업부는 지난해 6월 화공플랜트 설비를 수주하는 등 서서히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의 플랜트부문은 3분기에도 21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미국의 에너지 회사 셰브런으로부터 2348억 원 규모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 선체 1기를 수주하며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냈다. 2014년 3조원 규모의 원유 생산 플랜트를 수주한 ‘TCO 프로젝트’ 이후 5년 만의 쾌거다.
또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퍼시픽 드릴링(PDC)사와의 드릴십(시추 설비) 1척 계약 해지 관련 중재 재판에서 승소하며 해양플랜트 분쟁에서 한 숨 돌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150척의 LNG운반선 수주실적과 100척 이상의 건조경험으로 LNG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LNG 재기화 설비 등 해양플랜트 역시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