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친환경차 경쟁 ‘열풍’

입력 2008-09-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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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실가스로 인해 폭우, 태풍, 가뭄 등의 광범위한 환경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됨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CO₂(이산화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들이 CO₂(이산화탄소) 세제를 도입하자 대형차와 SUV 판매 추락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세계 각 메이커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최근 EU 집행위가 1㎞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로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11개 주에서 2009년부터 자동차 CO₂감축을 추진하고 있는 등 각국의 환경규제는 점차 자동차 산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산업의 생존을 위해서 친환경차의 개발이 필수요건이 됐고,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위한 투자를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완성차 업체들은 예전부터 수소를 동력으로 물만을 배출하는 수소연료 전지차를 궁극적인 친환경차로 주목해왔다. 그러나 기술적인 어려움과 높은 생산원가로 인해 수소연료차는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수소 연료차의 과도기적인 대체연료차의 개발에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대체연료차의 대안으로 각광받는 것 중 하나가 하이브리드카다.

◆일본, 하이브리드카 경쟁에서 앞서…현대차도 내년부터 ‘추격’

과도기적인 친환경차로 주목받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있어서 가장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토요타는 이미 21세기 차세대 자동차로 하이브리드차를 점찍어두고 일찌감치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착수했다.

토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양산형 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100만대 이상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토요타가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와 함께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로 인식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상승했고, 이는 판매 증대로 이어져 지난해 세계 자동차 1위 업체 GM을 바짝 추격하기에 이르렀다. 프리우스는 아직까지 토요타에게 ‘남는 장사’가 아니지만, 홍보 및 광고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카가 각광받자 자사의 모든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를 배치할 것을 공언하고 있으며, 기존 THS, THS-C, THS-M으로 다양하게 분류되었던 시스템을 THS-2로 통일해,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술의 표준화와 대량생산화를 추구하고 있다.

토요타가 ‘프리우스 효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부상함에 따라 타 업체들도 친환경 미래차 개발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으며, 친환경차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다.

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 2위인 혼다는 프리우스의 발매와 동일한 시기에 1.0L‐41kw의 가솔린 엔진과 10kw의 구동용 모터를 장착한 인사이트를 개발했으며, 2001년 시빅 하이브리드가 미국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47%를 차지하는 성공을 거두자 2005년에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내놓는 등 고급 차종에까지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확대했다.

혼다는 토요타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나 기업의 규모가 훨씬 작은 점을 고려, 개발비 및 차량 단가가 높은 하드 하이브리드보다는 기존 차량 기술을 활용해 보다 저렴하게 개발이 가능한 소프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의 개발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 표준화 측면에서도 토요타에 대항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됐다.

반면, 미국의 자동차 빅3 업체는 친환경차 기술에서 일본 업체들에 비해 많이 뒤진 상황이다.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전기자동차의 양산에 실패한 이후 연료전지 자동차의 실용화가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한 것으로 오판을 내렸으며, 과도기적 시장에 불과한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상용화는 무의미하다는 판단을 했다. 그 결과 토요타, 혼다를 비롯한 일본 업체에 하이브리드 시장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1990년 초부터 미래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정몽구 회장의 환경경영 선포와 함께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2004년에는 클릭 하이브리드 50대를 환경부에 납품하며 양산화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올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이 기아차 광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2009년으로 앞당겨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2012년부터 연료전지차를 첫 소량 생산해 조기 실용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2009년 준중형급 LPG 모델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차량의 첫 생산에 들어가게 되며, 2010년에는 중형차종 가솔린과 LPG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을 계획이다.

부품기술도 현재는 일본 업체에 비해 국내업체가 취약하나, 국내 배터리업체와 첨단 배터리인 리튬폴리머배터리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최근 하이브리드카의 배터리를 기존의 니켈수소 배터리보다 고출력, 고용량인 리튬폴리머 배터리로 정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을 경우 일본 선도 업체와의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보다는 상대적으로 친환경 디젤 기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

1997년 메르세데스와 보쉬가 커먼레일 디젤엔진차량을 처음 양산한 이래, 유럽시장에서 디젤 차량은 전체 수요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디젤차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됐으나, 저속에서도 전자제어로 고압으로 분사되도록 해주는 커먼레일 시스템과 디젤차의 주요 배출가스로 인식됐던 PM과 NOx의 저감을 가능케 해주는 후처리 장치는 디젤차가 친환경차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이었다. 그에 따라 유럽업체들은 기술제휴를 통해 친환경 디젤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의 관건은 ‘인프라’

연료전지 자동차는 전기자동차 수준의 배기가스 및 정숙성,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를 능가하는 연비, 가솔린 자동차 수준의 연료공급 편의성 및 주행성능을 겸비한 차세대 자동차다.

연료전지차는 화석연료가 아닌 대체 연료를 주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주로 수소가 이용된다. 초기 개발 시에는 수소로만 동력을 얻었지만, 최근에는 전기모터를 같이 구동(하이브리드)하는 연료전지 전기자동차 쪽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동력원으로 이용되는 연료전지는 연료의 연소과정 없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화학 장치다.

연료전지차 상용화에 앞선 메이커는 일본의 혼다다. 혼다의 미국 법인인 아메리카 혼다는 지난 7월 25일 캘리포니아 토랜스에서 수소연료전지차 FCX 클래러티(Clarity)의 첫 고객인 론 에르사 씨와 아네트 발리스터 씨에게 차량이 인도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혼다는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차를 상용화한 메이커가 됐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국내에서 2006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8년까지 국비 240억원을 투입해 추진되는 이 사업은 국산연료전지를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34대를 우리나라 주요지점에서 실제로 운행해 연료전지의 내구성, 신뢰성, 환경성 등을 평가해 제품개발에 반영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또한 연료전지자동차 상용화에 대비한 수소 스테이션 구축, 법규정비 등 사회 인프라 구축의 기반마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의 시범운행과 연구개발을 토대로 2010년에는 연료전지 자동차의 연비효율, 주행거리, 냉시동성을 더욱 개선한 연료전지차를 개발해 향후 양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 미래차에 대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어차피 과도기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연료전지차 보급이 시작되려면 수소 스테이션 등 인프라 구축이 필수이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 하이브리드카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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