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M&A팀] 법무법인 바른, 새로운 해외고객 확보에 총력

입력 2020-01-23 10:35 수정 2020-01-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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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M&A 자문 완료기준 7건ㆍ1조6000억 규모

▲22일 서울 대치동 바른빌딩 사무소 회의실에서 안윤우 변호사(왼쪽부터), 안종석 미국변호사, 장주형 변호사(그룹장), 김유 미국변호사가 M&A 자문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바른)
▲22일 서울 대치동 바른빌딩 사무소 회의실에서 안윤우 변호사(왼쪽부터), 안종석 미국변호사, 장주형 변호사(그룹장), 김유 미국변호사가 M&A 자문 실적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바른)

법무법인 바른이 새해 인수합병(M&A) 서비스 대상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등지로 영역을 넓히는 한편 국내에서는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스타트업까지 자문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23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바른은 M&A 자문 시장에서 지난해 완료기준 7건의 딜을 대리했다. 거래 금액은 1조6000억 원 규모다.

바른은 현재 변호사 210여명 중 50여명이 M&A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신규 채용으로 변호사 인원을 23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과 독일, 러시아 등 해외 변호사는 15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영향으로 바른의 M&A 서비스 영역은 호주와 뉴질랜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를 아우른다. 이를 통해 국경 간 거래(크로스보더) 비중이 70~80%에 육박한다는 설명이다.

바른 기업법무그룹장인 장주형 변호사는 바이오제네틱스 컨소시엄의 경남제약 인수와 레이크힐스순천의 P플랜(Pre-packaged Plan) 적용을 기억나는 딜로 꼽았다. P플랜은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 절차 개시 전까지 사전계획안을 제출하고, 이에 따라 법원의 심리·결의를 통해 인가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장 변호사는 “경남제약의 경우 우리가 매각 주관까지 다 맡았다”며 “비용 절감 차원도 있었고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가 주관을 하고 회계법인은 회계에 국한해서 했다. 지금까지는 회계펌이나 외국계 은행들이 주로 맡았는데 이례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이크힐스순천은 국내 최초 P플랜으로 거래한 케이스”라며 “법에서 이미 근거조항이 있었지만 실제로 아무도 활용을 안 했다. 겁도 나고 선례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니즈가 있는데 전통적인 틀에서 생각하면 옵션이 정해져 있다”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해보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새로운 것들이 있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윤우 변호사는 대교그룹의 에듀베이션‧티엔홀딩스 인수와 제너럴모터스(GM)의 군산공장 매각을 예로 들었다.

안 변호사는 “대교의 경우 영유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를 했던 딜”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GM 군산공장의 경우 명신에 1130억 원 규모로 매각했다”며 “명신 말고도 매수자가 있었는데 일괄 매수 조건으로 한국지엠의 처분 목적과 맞아떨어진 딜”이라고 설명했다.

김유 미국변호사는 한온시스템의 마그나인터내셔널 유압제어사업부 인수와 주한(駐韓) 미국 대사관 이전을 언급했다. 미 대사관은 서울 광화문에서 용산공원으로 옮기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바른은 미국 정부를 대리해 대사관 부지이전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한온시스템과 마그나그룹 딜에서 매도인을 대리했는데 규모가 1조 원이 넘다보니(1조3500억 원) 국내 기업이 외국 회사를 사는 규모에서 5위 안에 들어간 딜”이라며 “마그나가 전 세계에 계열사가 워낙 많다보니까 캐나다와 이태리 등 여러 국가의 로펌이 참여해 딜 클로징 시차를 맞추는 게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미 대사관 이전 건은 “토마스 피난스키 변호사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RM·암참) 부회장을 역임하며 대사관, 상무부와 지속적인 관계가 있었다”며 “미국 외에도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노르웨이, 네덜란드, 브루나이 등 10개국 정부와 대사관 업무를 봐줄 만큼 영향력이 세다”고 자부했다.

안종석 미국변호사는 “앞으로 한국에서 아웃바운드하는 딜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영화를 비롯한 K컬쳐와 식음료, 엔터테인먼트 마켓이 형성이 되고 있다. 올해에만 투자 계획을 세운 곳들이 많다”고 전했다.

안 변호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벤더들이 해외에 많이 있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을 통해 한국에 하이테크 기술을 공급하는데 규모가 크다. 이러한 진출 기회를 잘 모색하는 한편 동유럽과 남미,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바른의 M&A 자문 고객사는 전 세계 70개국에 이른다. 최근에는 독일 기업들과의 거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바른은 현지 로펌들과의 제휴로 별도의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지 않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크로스보더 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거점으로 조만간 싱가포르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장 변호사는 “싱가포르에 파견 간 파트너변호사가 있는데 올해 새로 대표사무소를 만들 것”이라며 “일종의 글로벌 허브로 삼을 예정인데 이미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매출을 바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영국이 브렉시트로 힘이 빠지면서 유럽의 다음 중심은 어디인가 고민하게 되는데 독일이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로펌 서비스는 경쟁 심화로 단가가 떨어질 것이다. 새로운 분야를 쉬지 않고 개척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로펌 내 각 그룹이 비트코인 등 신사업 부문을 하나씩 선정해 젊은 변호사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내는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해외는 러시아와 중국, 또 이를 통한 북한 투자 등 서비스 다변화와 글로벌화가 바른의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다.

▲22일 서울 대치동 바른빌딩 사무소에서 김유 미국변호사(왼쪽부터), 안종석 미국변호사, 장주형 변호사(그룹장), 안윤우 변호사가 나란히 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바른)
▲22일 서울 대치동 바른빌딩 사무소에서 김유 미국변호사(왼쪽부터), 안종석 미국변호사, 장주형 변호사(그룹장), 안윤우 변호사가 나란히 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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