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TALK]설 연휴 자주 발생하는 '장염' 대처방법은?

입력 2020-01-2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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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 예방은 철저한 위생관리가 가장 중요…치료는 충분한 수액 공급

▲귀성길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귀성길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경자년 설 명절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설 연휴는 4일간 이어져, 가족과 모처럼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간간이 소식을 전하던 친척들도 한 자리에서 만나는 날인만큼, 아이부터 어른까지 구성원 모두가 건강하고 즐겁게 명절을 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름진 설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다보면 소화능력이 약한 어린 아이의 경우 배탈이 나기 쉽다. 게다가 설은 겨울에 있어 이 시기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장염에 걸리기 쉬워 타지에서 설사와 구토 증세로 더욱 고생하기 쉽다. '장염'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김원영 교수에게 알아봤다.

◇아이들의 장염…탈수 진행여부 확인해야=어린 아이들은 발열과 설사 없이 구토만 짧은 시간에 몰아서 하다가 다음 날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큰 아이들이나 어른이 옮을 경우 고열과 설사를 할 수 있어 보호자도 아이를 만진 후 손을 바로 씻는 등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아이의 설사가 멈추지 않는다면 탈수 진행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심한 탈수일 경우 혀가 건조하며 거칠고, 복부 피부탄력도가 떨어져 접힌 피부가 빨리 펴지지 않는다. 이 경우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장염 예방의 제1수칙, 철저한 위생관리=설 연휴 장염 예방의 지름길은 철저한 위생관리다. 설날에 음식이 상할 일은 기온이 비교적 높은 추석보다는 적지만, 설 연휴 응급실에 방문한 환자 통계를 보면 장염 환자가 꽤 많다. 주로 음식이 원인이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할 때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손 씻기가 필수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맨 손으로 음식 조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황색포도상구균의 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절 음식과 조리도구는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같이 보관하지 않는다 △재가열한 음식이 또 남은 경우 쉽게 상할 수 있으니 과감히 버린다 △세균은 주로 섭씨 40~60도에서 번식하므로 음식 보관은 4도 이하에서, 조리는 60도 이상에서 한다 △상하기 쉬운 음식은 바로바로 냉장 보관한다 △기름기가 많이 묻은 행주는 틈틈이 빨아서 깨끗하게 사용한다 △도마에 음식물에 많이 묻은 경우 철저히 닦고 건조시킨 뒤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치료에는 물과 수액 공급이 최우선=장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치료는 충분한 수액 공급이다. 대부분 물을 마시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양한 이온 음료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물에 비해 흡수가 잘 되므로 좋은 수액 제제이다. 지방 함유량이 높거나 양념을 강한 음식과 유제품은 설사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코코아, 콜라도 마찬가지이며, 술은 당연히 금해야 한다. 그리고 위장을 자극할 수 있는 신 음식, 과일, 찬 음식도 피하도록 한다. 장염에 걸리면 물조차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장염은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체내에서 수분이 많이 소실되는데 만약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장염으로 인한 설사는 매우 성가시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사제로 설사를 빨리 멈추고 싶어 한다. 하지만 고열 및 혈변을 동반하지 않은 경한 장염에서는 대증적으로 지사제를 사용해볼 수 있으나 혈변이나 고열을 동반한 심한 장염에는 지사제를 사용할 경우 질병의 이환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또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되지 않는다. 따라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경한 증상의 장염이 있을 경우에는 부족해진 수분이나 영양소 등을 공급하는 게 우선적인 치료방법이다.

원인 미생물 종류에 따라 복통, 설사 같은 장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다양하다. 빠른 경우에는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고 2~3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치료 없이도 대부분 수일 내에 회복된다.

다만 △심한 복통을 동반하면서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경우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열이 나면서 어지럽고, 이러한 증세가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변이나 토사물에 혈액이 보일 경우 △마비 증상이나 복시, 호흡곤란, 사지무력감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 △평소 간질환이 있거나 알코올 중독이 있는 사람이 어패류를 먹은 후 오한과 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질 경우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또, 심장, 신장, 간 질환 등과 같은 만성 질환을 갖고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항균제 처방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아 및 노인에서 잘 낫지 않고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잘 관찰해 바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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