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기술 경쟁이 경쟁이 격화되면서 통상 7년이던 제품교환 주기가 5년으로, 짧게는 4년까지 줄고 있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속속 첨단 기술도 등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른바 ‘기술 역전’도 나온다. 예컨대 2018년 말 등장한 제네시스 G90에도 없는 첨단 장비가 지난달 출시한 현대차 그랜저에는 장착되는 경우다.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오늘 사들인 신차가 내일이면 ‘기술적인 구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노트북과 휴대전화가 구매한 지 몇 달 만에 구형이 돼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만큼 ‘자동차=전자기기’라는 등식도 확산 중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안전기능 추가 가능=결국 완성차 메이커는 첨단 통신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뼈대인 하드웨어는 같지만 그 안에 담긴 SW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기술을 다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런 기능을 활용하면 차는 더욱 편리해지고 더 안전해진다.
최근 뒷자리에 영유아를 남겨놓고 실수로 자리를 떠나는 운전자가 사회적 논란이 되기도 했다. 뜨거운 여름이라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완성차 회사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고장치를 다시 제공하기도 한다. SW 업데이트를 통해 경고장치를 추가해주는 방식이다. 별도의 하드웨어 추가 없이, SW 업데이트를 통해 경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이미 차에 장착된 '안전띠 미착용 경고' 시스템을 이용하면 된다.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경우 새로 SW를 내려받으면 차 안의 온도를 최대 섭씨 38~40도로 유지할 수 있다. 설정 수치 이상으로 실내 온도가 상승하면 스스로 환기하고 에어컨을 작동한다.
◇국산차 최초 무선 업데이트는 제네시스 G90=이런 SW 무선 업데이트는 국산차도 시도 중이다.
앞서 쌍용차 역시 G4 렉스턴 출시에 맞춰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를 준비한 바 있다. 서비스센터에 진입하는 순간, 자동으로 내비게이션 지도가 업데이트되는 방식이었다. 다만 양산 차에 적용하지는 않았다.
양산 국산차 최초의 무선 업데이트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G90'에서 이뤄졌다. ‘플래그십 자동차’는 그 회사를 대표하는, 대부분 최고가의 차량이다.
이른바 ‘자동 무선 업데이트(OTAㆍOver The Air Update)’ 방식을 통해 내비게이션 최신 지도를 업데이트했고, 관련 SW도 내려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내려받아 SD카드에 저장하고, 다시 10~20분 정도 차에서 설치하는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무선 업데이트는 이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운전 중에 업데이트를 시도하면 운전자에게 방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시동이 꺼진 뒤에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방식도 나왔다.
현대차 8세대 쏘나타의 경우 고객이 업데이트를 선택하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완료 후 주요 업데이트 내용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업데이트 과정은 운전자가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안내 팝업으로 알려준다.
◇SW 자동 업데이트 활용 범위는?=내비게이션 자동 무선 업데이트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향후 관련 SW업데이트가 활성화되면 고객의 사용 패턴과 선호 기능 등에 대한 빅데이터 구축이 가능해진다.
정기적인 SW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 지도는 물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데 불편했던 점을 끊임없이 개선할 수 있다.
예컨대 새로운 엔진 진단 시스템을 SW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할 수 있고, 전혀 다른 디자인의 계기판도 내려받을 수 있다. 지금도 4~5가지 계기판 디자인 가운데 주행상태에 따라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는데, 앞으로 이런 경우의 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제작결함(리콜) 시정도 손쉬워진다.
2018년 사회적 논란이 됐던 BMW 디젤의 화재 사건의 경우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의 기본적인 설계를 포함해 이를 작동하는 SW 결함 논란도 뒤따랐다. 이 경우 SW를 업데이트하면 일부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 발생한 결함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제작결함을 시정 받아야 하지만, SW 문제는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다. 물론 자발적인 제작결함 시정인 만큼 관계부처에 승인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