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 확산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특히 진원지인 중국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매장 문을 닫으면서 경기둔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KFC와 피자헛 중국 매장을 운영하는 얌차이나 등은 신종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중심으로 매장 수십 곳의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 구겐하임파트너스의 매튜 디프리스코 애널리스트는 “스타벅스 매출의 약 10%와 영업이익의 15%가 중국에서 오며 맥도날드의 약 3300개 중국 매장은 연간 10%의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었다”며 “이들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숙박업계도 비상이다. 메리어트와 힐튼, 하얏트호텔 등 글로벌 호텔업계 주가는 최근 5거래일간 각각 6% 이상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예약 취소가 잇따른 영향이다.
에스티로더와 나이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등 다른 소비 관련 업체들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주가가 급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월트디즈니는 춘제(설날) 연휴라는 중국 최고 성수기가 왔음에도 신종 코로나로 상하이와 홍콩 디즈니랜드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제조업체들은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내달 초까지로 연장하면서 공장 가동 중단 장기화라는 악재를 맞게 됐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춘제 연휴는 이달 30일에서 다음 달 2일까지로 연장됐지만, 주요 전자공장이 밀집해 있는 상하이나 장쑤성 쑤저우 등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춘제 연휴를 더 늘렸다. 상하이 시정부는 역내 기업들에 2월 9일까지 업무를 재개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쑤저우는 내달 8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했다.
춘제 연휴가 늘어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생산 가동 재개가 미뤄질수록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닛케이는 상하이에는 일본을 비롯한 외국계 공장과 영업 거점이 집중돼 있고, 쑤저우에도 인근 도시를 포함해 1500개 이상의 일본 기업이 진출한 상태라며 휴업 연장으로 기업들이 생산계획을 재검토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도 중국 주요 생산기지 중 하나인데 아예 도시 교통이 봉쇄된 상태여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이 대응책을 고심하는 상황이다.
특히 우한에는 일본 혼다자동차와 닛산, 프랑스 르노와 PSA,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들 기업은 파견 근로자를 철수시키고 있다. 혼다 대변인은 이날 “우한 인근 공장에서 근무하던 30명의 직원과 그 가족들을 일본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중국은 물론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0.5~1.0%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의 악영향이 1년간 계속되면 일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며 “이것도 단지 인바운드(외국인 방문객) 수요 변화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만을 추정한 것이다. 일본인 개인소비 약화, 기업 생산 활동 침체 등 다른 변수까지 고려하면 경기둔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