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윤종원號’ 지각 출항…최우선 과제는 '조직개편'

입력 2020-01-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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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27일 만에 오늘 첫 출근…인사 후 경영정상화 속도 낼 듯

▲윤종원(오른쪽에서 두번째) 기업은행 신임 행장과 김형선(왼쪽에서 세번째) 노조위원장이 27일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14층에서 만나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사진제공 기업은행지부
▲윤종원(오른쪽에서 두번째) 기업은행 신임 행장과 김형선(왼쪽에서 세번째) 노조위원장이 27일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 14층에서 만나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사진제공 기업은행지부
‘낙하산’ 논란으로 본사 출근이 막혔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 집무실로 출근한다. 3일 임기를 시작한 지 27일 만이다.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임직원 인사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윤 행장은 29일 오전 본점으로 출근해 취임식을 열고 정상 업무에 돌입한다. 전날 ‘낙하산 행장’을 반대하며 출근 저지 농성을 벌이던 노조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을 수용하면서 윤 행장의 출근이 전격 결정됐다.

윤 행장은 취임식을 시작으로 그동안 쌓였던 업무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최우선 과제는 역시 지연된 계열사 및 임직원 인사 단행을 통한 조직개편이다. 인사가 마무리되면 세부 경영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내 인사 문제가 시급하다. 기업은행은 2012년부터 임원과 직원 인사를 한 번에 마무리하는 ‘원샷 인사’를 시행했다. 임원과 직원 인사를 한번에 해 영업현장의 느슨한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취지다. 통상 상반기 정기인사를 1월 중순께 단행했지만, 올해는 시기가 늦춰졌다. 윤 행장의 본사 출근이 길어진 데다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은행 업무 및 임직원 역량을 파악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영진 인사도 발등의 불이다. 임상현 전무이사를 비롯해 배용덕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김창호 소비자브랜드그룹 부행장, 오혁수 글로벌자금시장 그룹 부행장이 각각 20일 3년 임기를 마쳤다. 최현숙 여신운영그룹 부행장 역시 다음 달 20일이면 임기를 모두 채운다.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난 IBK연금보험·IBK시스템·IBK투자증권에 대한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도 앞두고 있다.

실적 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자마진(연결)은 전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3조8190억 원에 머물렀다. 순이자마진(NIM)은 1.81%로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이자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총연체율은 각각 0.10%포인트, 0.12%포인트 상승한 1.36%, 0.62%를 기록하면서 건전성도 나빠졌다.

한편, 기업은행 노조는 3일 윤 행장의 취임부터 ‘낙하산 인사’라면서 윤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여왔다. 노조의 농성으로 윤 행장은 그동안 본점 대신 종로구에 위치한 금융연수원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고 원격 업무를 봐왔다. 노조는 그동안 투쟁과 별도로 당정청과 물밑에서 대화를 시도했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서울 을지로 은행회관에서 당정 측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당정과 노조는 이 원내대표가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하기로 했다. 동시에 ‘낙하산 논란’ 재발 방지를 위해 임원 선임 과정 절차를 개선해 나가기로 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노조는 윤 행장과도 협의를 통해 ‘노사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공동선언에는 △희망퇴직 문제 해결 △노조 동의 없는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금지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개선 △노조 추천 이사제 유관기관과 협의 후 추진 △정규직 일괄전환 직원의 정원통합 △인병 휴직(휴가)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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