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 위해 우수 대학 유치해야"

입력 2020-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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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제도 개선해 민간투자 활성화해야"

(출처=한국경제연구원)
(출처=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의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클러스터 주변에 우수 대학ㆍ병원ㆍ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비결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세계 최고의 제약ㆍ의료 바이오단지로 꼽힌다. 미국의 바이오전문 언론 'GEN'이 5년 연속 미국 1위 바이오단지로 선정했다.

클러스터 안에 약 1000여 개의 기업이 7만4000개 이상의 일자리와 약 2조 달러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제약ㆍ의료 중심 바이오클러스터는 전국에 7곳이 있다.

한경연은 보스턴과 국내 클러스터의 특징을 비교해 국내 클러스터의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보완점 세 가지를 제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보스턴 클러스터는 대학, 병원을 중심으로 인재와 돈, 기업이 몰려들며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바이오생태계로 거듭났다.

하버드와 MIT 등 생명과학분야 명문대와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등 대형병원,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제약사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밀집해있다.

대학은 인재를 공급하고, 병원은 임상연구를 하며 이를 사업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모여들며 자생적으로 바이오생태계를 이뤘다.

반면, 한국의 클러스터는 주변에 연구중심병원 등 우수한 산업참여자가 부족해 바이오생태계 구축이 어렵다고 한경연 측은 지적했다.

바이오산업에서 병원은 임상시험․중개연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연구중심병원이 10개에 불과하고, 수도권에 포진돼있다.

클러스터 안에 연구중심병원을 추가로 지정,․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한경연은 보스턴 클러스터가 세계 최고가 된 것은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활발해 벤처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2018년 보스턴클러스터가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벤처캐피탈 투자액은 48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벤처기업 자금 조달 시 정부 의존도가 높고, M&A 시장이 미약해 투자회수 방법이 제한적이다.

기업당 IPO와 M&A 금액 규모도 미국의 1~2% 수준에 그친다.

세 번째 비결은 연구성과의 사업화다.

한경연에 따르면 보스턴 지역 병원은 기술사업화 전담조직 등을 활용해 연구성과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고 있다. 대학ㆍ기업과 사업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체도 구성하고 있다.

한경연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병원이 기술사업화를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기 어려워서 미국처럼 병원이 연구성과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국내 바이오클러스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연구중심병원을 지방에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M&A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지주회사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의 지분율 수준을 완화해 M&A를 촉진하고, 벤처기업 인수 시 대기업집단에 편입을 유예해주는 기간을 늘려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대기업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보유를 허용해 스타트업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병원 연구결과의 적극적인 사업화를 지원하고, 병원과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도록 병원 내 산병협력단 설치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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