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보잉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4% 급감한 766억 달러(약 90조 7000억 원)에 그쳤다. 특히 6억36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연간 기준으로는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첫 손실이다. 2018년 104억6000만 달러 순이익을 낸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보잉 실적은 737맥스 운항 중단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악화했다. 보잉 737맥스 기종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 2019년 3월 에티오피아에서 잇단 추락 참사로 346명이 사망한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보잉은 이날 해당 기종 운항 중단에 따른 비용이 186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발생한 비용 146억 달러에다가 올해 생산 중단에 따라 40억 달러 비용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가을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 큰 규모다. 비용에는 운항 중단에 따른 보상으로 항공사 및 고객에 지급할 26억 달러가 포함됐다. 또 여객기가 재고로 쌓이면서 생산비용이 증가했다. 아직도 400여 대의 여객기가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운항 재개 시기도 불투명하다. 운항 정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보잉은 737맥스 기종의 생산을 축소한 데 이어 1월부터는 아예 중단했다. 올해 중순까지 운항 재개가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보잉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으로 불리는 자동 실속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미 항공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보잉 위기는 737맥스를 넘어서고 있다. 보잉은 주력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의 추가 감산 계획도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지난해 10월 감산 계획을 밝힌 데 이어 2021년 초 월 10대 수준으로 감산하겠다고 이날 공개한 것이다.
데이브 칼하운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힘든 시기다. 할 일이 많다”면서 “737맥스 운항 재개와 보잉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을 처리할 것이며 회사 전망에 대해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CNBC는 최근 보잉이 은행권으로부터 12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비용 증가와 20여 년 만의 첫 적자에도 불구하고 1.7% 올랐다. 737맥스 추락에 따른 비용이 보잉의 이전 전망과 비교해서는 두 배 급증했지만 전문가들이 추산했던 규모보다는 작은 것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