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지난해 V자 실적반등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회복세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ㆍ기아차가 이제 막 저점을 통과한 수준이라면, 현대모비스는 실적이 정점을 이뤘던 2016년 매출(38조2617억 원)의 98% 수준까지 접근했다.
30일 현대모비스는 2019년 연간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38조488억 원, 영업이익 2조359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대비 8.2%와 16.5%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모비스는 “2018년부터 약 1년간 일시 생산설비 정비에 들어갔던 북미 오하이오 공장이 지난해 1분기부터 재가동에 들어가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모비스 실적 개선은 모듈 납품과 친환경차 부품비율 확대가 주도했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효과도 누렸다.
앞서 모비스는 2017년까지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서 통합 모듈을 생산해 FCA그룹 산하 ‘지프(JEEP)’에 공급했다. 이곳에서 지프 랭글러(JK) 언더보디를 조립해 바로 옆에 자리한 지프 공장으로 보낸 것이다.
반면 2018년부터는 지프가 새 모듈을 주문하면서 공장 설비 개선에 돌입했다.
지프 최초의 픽업트럭(글래디에이터) 출시를 앞두고 현대모비스는 불가피하게 오하이오 공장 생산설비 개선에 나섰다.
약 1년 동안 공장 '리-툴드(Re-tooled) 작업'을 마친 모비스는 작년 1분기에 모듈 공급을 재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18년 각각 북미시장 엔진리콜과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충당금 여파에 휘말렸을 때 모비스는 상대적으로 꾸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왔다.
그 때문에 지난해 현대차(52.1%)와 기아차(73.6%)처럼 드라마틱한 실적(영업이익) 개선은 없었지만. 별다른 기저효과 없이 16.5%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세를 기록했다.
향후 현대모비스는 이를 바탕으로 현대ㆍ기아차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동화 부품 비율을 확대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모비스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전동화부품 분야에서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18년에 1조8000억 원, 지난해에는 2조8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매년 50%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영석 현대모비스 기획실장(상무)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을 통해 “현재 80%가 넘는 현대ㆍ기아차에 수주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6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