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메티 IBM CEO, 40여 년 만에 회사 떠난다…크리쉬나 클라우드 사업부 수장이 후임

4월 6일 공식 사임 예정…신임 회장은 IBM이 지난해 인수한 레드햇의 화이트허스트 CEO

▲IBM의 지니 로메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018년 9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블룸버그글로벌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IBM은 30일 로메티가 오는 4월 6일 퇴임한다고 밝혔다. 뉴욕/AP연합뉴스

지니 로메티(62)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40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CEO에 오른 후로는 8년 만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BM은 이날 로메티 CEO가 오는 4월 6일 공식적으로 사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클라우드·인식 소프트웨어 사업부를 이끄는 아르빈드 크리쉬나 수석 부사장이 로메티의 뒤를 이을 후임 CEO로 내정됐다. 신임 회장으로는 IBM이 지난해 인수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업체 레드햇의 짐 화이트허스트가 임명됐다.

로메티는 4월 회장과 CEO 직위에서 물러난 뒤에도 연말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고 나서 약 40년간 자신이 몸담았던 IBM에서 은퇴하게 된다.

로메티는 대표적인 여성 CEO 중 한 명이었으나 다른 IT 기업들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동안 IBM이 장기간의 실적 부진에 허덕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로메티 CEO가 물러난다는 소식에 IBM 주가는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4.7% 급등했다.

▲지니 로메티 CEO 시대 IBM과 경쟁사 주가 상승률 추이. 단위 %. 오렌지색:MS/회색:S&P500/노란색:오라클/파란색:IBM.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로메티는 특히 IBM이 어려움에 처했던 2012년 CEO에 임명됐다. 그러나 로메티가 CEO를 맡고나서 첫 22개 분기 동안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다. 이후 3분기 동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나서 다시 6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IBM은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0.1%에 불과했다.

새로운 리더십은 IBM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자사 미래를 베팅했음을 보여준다고 WSJ는 풀이했다. IBM은 고속 성장하는 이 시장에서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에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IBM은 과거 다른 회사에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큰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는 다른 기업보다 적응이 느렸다는 평가다. 최근 수년간 로메티는 IBM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리서치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IBM은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업체 중 5위이지만 시장점유율은 2%도 안 된다.

로메티는 지난해 IBM 역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인 레드햇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성장에 불을 지피려 했다. 신임 CEO로 내정된 크리쉬나가 IBM의 레드햇 인수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인도공과대학을 거쳐 일리노이대학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0년 IBM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