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새 수장 이성희 회장…내부 개혁 속도 낸다

입력 2020-0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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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끝에 당선…첫 경기 출신

감사위원장 등 거친 45년 ‘농협맨’

지역 조합ㆍ중앙회 간 소통 강조

농민수당ㆍ농업인 월급제 등 과제

▲지난달 31일 열린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성희 신임 회장. (사진제공=농협)
▲지난달 31일 열린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이성희 신임 회장. (사진제공=농협)
 230만 농민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약 480조 원의 자산을 가진 농협중앙회 새 사렵탑에 이성희(70)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당선됐다. 농협중앙회장은 농협과 산하 계열사의 인사를 비롯해 예산, 감사권을 가진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리다.

이 회장은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정책뿐만 아니라 회장 직선제 등의 내부 개혁을 위한 공약도 내건 만큼 앞으로 농협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회장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는 조합장 대의원 293명 가운데 82표를 받았다. 유남영(64) 전북 정읍 농협 조합장은 69표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결선 투표를 진행했고 이 후보는 177표를 받아 당선됐다. 유 후보는 116표에 그쳤다.

이 회장은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지역 조합과 회장 간의 소통을 강조해왔다. 전체 조합장이 모여 주요 사업을 논의하는 자리를 1년에 1회 이상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조합장이 지역본부의 대표 기능을 해야 하고, 이들의 뜻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회장 직선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농협중앙회장은 1961년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1988년 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직선제를 채택했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지금의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다.

대의원 간선제는 전국 1118개 농협 조합장 가운데 292명의 대의원과 회장을 포함한 293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이 대의원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자는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지역 조합과 중앙의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가운에 상당수가 이 공약을 내걸었을 정도다. 이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김병원 전 회장의 측근이었던 유 후보와 큰 표 차이를 벌리며 당선된 것도 이 같은 개혁 움직임에 대한 동조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23대 회장 선거에서 이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김 전 회장을 앞섰다가 결선 투표에서 역전패당했다. 이후 4년 만의 재도전에서 이 같은 호응을 이끌어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회장은 당선 소감에서 “제가 드린 공약뿐만 아니라 여러 후보님의 공약도 받아들여 농협이 올곧게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합장님들과 함께 의견을 청취하면서 귀를 열고 농협이 정말 농민 곁으로, 조합원 곁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농협에 45년 몸담았다. 주요 요직을 거쳤고, 특히 감사위원장으로만 7년을 지냈다. 풍부한 실무 경험에 농협과 협동조합의 내부 사정에도 밝다. 거기다 첫 경기 출신 회장으로, 변화를 추진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농협 관계자는 “2차 결선 투표는 낙선 후보들의 표가 어디로 가는지가 관건인데, 이 회장은 여기서 많은 표를 흡수했다”며 “지금까지 농협의 행보에 불만을 가졌거나 앞으로 변화가 있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농업인월급제’와 ‘농민수당’, ‘농업인퇴직금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축산물유통구조 혁신과 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협구축,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4개년 추진방안’ 수립 등도 주요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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