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성의 글로벌 인사이트] 다보스포럼이 던진 미래 화두

입력 2020-0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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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1월 21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화합과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대주제로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메르켈 독일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70여 명, 글로벌 기업 리더 및 학자 3000여 명 등 총 1만5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올해 포럼에서는 고령화 사회의 진전에 따른 미래의 건강, 4차 산업혁명의 진행 등 미래 사회와 일자리, 새로운 기술 발달의 부정적 영향을 극소화하는 공공선을 위한 기술, 자연환경 회복을 위한 지구 살리기, 주주와 기업 이익을 넘어서 사회문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 추구를 위한 더 나은 비즈니스, 세계의 블록화에 대응한 지정학을 넘어, 소득 및 양성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정경제 등 7개 소주제로 350여 개의 세션을 진행하였다.

다보스포럼은 민간협의체로서 경제를 주안점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엔(UN)과 대비되며, 기술발전을 포함한 경제 전반을 주제로 한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가 주최하는 CES(세계가전전시회)와 구분된다.

본 포럼에서는 매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외에도 국가경쟁력 보고서와 격월간으로 월드링크를 발행하고 있다. 올해는 포럼 진행 후 2020년 다보스강령(Davos Manifesto 2020)을 발표하고 6개 핵심 활동분야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등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올해 포럼의 대주제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기존의 주주이익만을 위한 주주자본주의가 계층 간 불평등을 초래하며, 온라인 거래 증가에 따라 소비자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더 이상 기업이 사회문제 및 지역사회를 등한시할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하여 공급자와 소비자 간, 기업과 지역사회 간 관계를 고려한 기업활동만이 지속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의 글로벌 리스크 상위 5개를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관련 요인이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경영자들의 관심이 기후 이슈에 쏠려 있었다. 이러한 다보스포럼의 의제들은 미래의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 것인지, 어떤 산업이 성장하며 기업은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영위해야 할 것인지를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는 것보다 중요성이 크다.

지난해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로 불참해 참석자 모두의 성토 대상이 되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는 상원 탄핵심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도 딸 이방카, 사위 쿠슈너를 포함한 백악관 인사와 경제각료들을 대거 대동하고 참석, 2017년 취임하자마자 탈퇴하였던 파리기후협약에 대한 자기방어와 선전에 열을 올렸다.

한편, 우리 정부는 통상교섭본부장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만이 참석하였고 예년에 진행하였던 ‘한국의 밤’ 행사마저 올해는 개최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경제 의존도가 가장 큰 나라 중 하나로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이런 중요한 행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는 건 필자만의 우려가 아닐 것이다. 다행히 우리 경제계에서는 미래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감지하고 사업 기회를 잡고자 기업 리더들이 대거 참여하였다고 한다.

세계 경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과 이란사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증가와 함께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편짜기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이었던 영국이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을 승인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산업계 또한 디지털 경제의 진전과 플랫폼 산업의 성장에 따라 소비자의 역할이 단순한 제품구매자로부터 정보 및 혁신의 주체로 발전함에 따라 기업의 대응과제 또한 급격히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작금의 경제환경에서 적절한 방향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미래 우리 경제를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필수 과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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