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품, 한국산으로 대체하면 1억 손실”…박영선 만난 중소기업인들 애로 호소

입력 2020-02-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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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피해 중소기업 간담회서 애로사항 쏟아져

▲박영선(왼쪽) 중기부 장관과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이 4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박영선(왼쪽) 중기부 장관과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이 4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여파가 계속되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부품을 한국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계산을 해보니 단가 차이로 한 달 기준으로 하면 1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A 엔지니어링 업체 대표)

“중국 법인에서 마스크를 구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어제 종일 동안 2000개밖에 구하지 못했다. 또, 중국 정부에서는 춘절 연휴 뒤 1인당 2개의 마스크와 온도계가 준비돼야 공장 문을 열 수 있게 공지해 걱정이다.”(B 부품업체 대표)

“이달 20일까지는 춘절 연휴를 대비해 미리 발주한 물량을 쓰면 된다. 그러나 20일 이후는 알 수 없다. 특히 3, 4월 생산 계획은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C 자수기 업체 대표)

신종 코로나 확산에 피해를 보는 중소기업들이 4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장관을 만나 이 같은 애로사항을 쏟아냈다. 중기부는 전날 경남 창원시에 있는 중소기업을 방문한 데 이어 신종 코로나 확산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영선 장관을 비롯해 변태섭 중기부중소기업정책실장, 백운만 경기중기청장,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서승원 상근부회장, 임성호 한국조리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정부와 유관기관 인사 21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익명을 요구했다.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30년, 중국에 독자법인을 세운 지 20년 됐다는 B 부품업체 대표는 중국에 남아있는 직원들에 관한 우려를 내비쳤다. 국내에서 방역용 마스크를 구했으나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또 10일 이후 마스크와 온도계가 중국 공장에 비치돼야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데 이 물량 역시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박영선 장관은 “마스크와 온도계를 준비해야만 조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며 “보내는 방법과 관련해 오늘 국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특별수송기가 뜬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 부분의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모아 외교부와 이야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중기부는 인편으로 마스크 등을 중국 현지 진출 중소기업에 보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중기부는 중국 협력관을 중심으로 핫라인을 구축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중진공에서 파견된 5개 수출 비즈니스인큐베이터(BI)도 적극 이용하고 있다.

B 업체 대표는 부품 조달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한 달에 한 번 콘테이너가 들어오는데 이날은 콘테이너가 들어올 수 없는 것이 확정됐다. 그는 “다음 달이나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베트남 등 중국 외 지역으로 쉽게 중소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나 중기중앙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베트남의 전략적 중요성을 중기중앙회가 인지하고 있다며 베트남 진출 기업을 위한 지원책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판교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이 베트남에 5000평가량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그것을 500평가량씩 쪼개 국내 기업에 분양, 임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생각보다 속도가 빨리 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업체 대표는 대규모 자금을 투여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스마트 공장 구축 등 투자가 오히려 지금과 같은 때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경우 정부에서 금융 지원 정책을 확대한다면, 투자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생산과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해 25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한다고 이날 밝혔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진흥공단 200억 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250억 원, 기술보증기금 1050억 원, 지역신용보증재단이 1000억 원을 지원한다.

박 장관은 1, 2단계 시나리오를 구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구분은 연장된 춘절 연휴인 9일이다. 그는 이어 “이달 10일부터 조업 재개 여부에 따라 준비 상황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며 “오늘 간담회는 2단계 시나리오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라고 부연했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국에서 3, 4월 개최하는 전시회에 참여할 예정이던 중소기업도 중기부와 중기중앙회가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상근부회장은 “전시회에 참여하는 업체가 10곳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전시회 취소에 대비하고 있고, 중국 외 여타 나라에서 개최하는 전시회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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