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차 생산 중단, 신종 코로나 충격 전방위 확산

입력 2020-02-0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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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파장으로 결국 국내 자동차업계의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자동차는 4일 울산 5공장과 4공장의 라인을 하나씩 세웠다. 각각 제네시스와 포터를 생산하는 곳이다. 코나와 벨로스터 등을 조립하는 1공장은 5일부터, 전주와 아산공장도 각각 6일, 7일 휴업에 들어가면서 모든 현장이 멈춘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주요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이 끊긴 탓이다. 그동안 협력업체들이 생산·공급해온 중국 현지공장 가동이 모두 중단된 상태다. 기아자동차도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문제로 화성과 광주공장의 생산량 감축에 나섰다. 이번 주가 지나면 재고 소진으로 휴업이 불가피하다. 쌍용자동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 문을 닫는다.

부품 공급업체들의 중국 공장이 언제 가동을 재개할지도 기약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는 9일까지 공장 문을 닫도록 했지만, 휴업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중국 내 확진자가 지금도 하루에 수천 명씩 늘고 사망자도 급증하는 등 확산일로다.

다른 주력 제조업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중국 현지공장을 가동하는 디스플레이·배터리 등이 위험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 모듈을 생산하는 옌타이와 난징공장을 멈췄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톈진·둥관의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중국 내 배터리 생산기지를 둔 LG화학, SK이노베이션도 현지 공장 생산을 멈췄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공장은 최소 인력만으로 조업을 계속하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와 동남아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중국 생산 재개 시 조달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다각적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이 마비되고 부품과 소재 등의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산업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이다. 제조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중국의 여행객 이동 제한과 우리 정부의 후베이성 방문자 입국 제한 등으로 이미 항공업계는 최악이다. 국내 8개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이 절반 넘게 중단됐다.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고, 백화점·면세점·재래시장 등 유통, 외식·숙박·운송·공연업 등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수출도 내수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성장률 하락 또한 불가피하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고스란히 한국에 전이될 수밖에 없다. 이번 신종 코로나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1% 줄면, 한국 GDP가 0.35% 감소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분석도 나왔다. 수출의 4분의 1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 때문이다. 사태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제운용의 비상한 위기관리 체제가 다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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