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10명 중 1명만 생존' 췌장암 정복에 도전

입력 2020-02-05 18:00 수정 2020-02-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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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2-05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췌장암 정복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2조 원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췌장암 치료제 시장에서 ‘K-바이오’의 성과를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은 생존율 12.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환자 10명 중 겨우 1명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간 발생자 수도 전년 대비 4.6% 증가해 7000명을 넘기면서 주요 암종 가운데 8위로 올라섰다.

췌장은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있고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반면 진행 속도는 다른 소화기암보다 빨라 평균 생존 기간이 1~6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약 1000명이 췌장암으로 사망하는 만큼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는 글로벌 췌장암 치료제 시장이 2017년 8억 달러(약 9500억 원) 규모에서 2022년 16억 달러(약 1조9000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임상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젬백스앤카엘이다. 젬백스앤카엘이 개발해 삼성제약으로 기술이전한 ‘리아백스주(GV1001)’는 연내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아백스주는 인간 텔로머라제에서 유래한 1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펩타이드로,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의 신개념 면역항암제이다. 기존 화학치료제와 병용 투여 시 바이오마커인 이오탁신이 높은 췌장암 환자에서 생존 기간을 연장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아백스주는 지난해 9월까지 응급임상 누적 승인 616건을 기록했다. 응급임상은 말기 암 등으로 생명이 위급하거나 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무상 투여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다.리아백스주는 2014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응급임상용 조건부 허가 시판을 획득해 지난해 9월까지 응급임상 누적 승인 616건을 기록했다. 응급임상은 말기 암 등으로 생명이 위급하거나 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무상 투여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다.

셀리버리는 항암신약 후보물질 ‘iCP-SOCS3’가 췌장암 치료 관련 미국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iCP-SOCS3은 셀리버리의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 TSDT가 적용돼 조직 깊숙이 침투가 가능해 췌장처럼 안쪽에 자리 잡은 장기에도 약리물질을 전송할 수 있다. 기전 특이적으로 췌장암 세포의 성장 억제 및 사멸을 유도하면서도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 기존 화학 항암제와의 차별점이다.

iCP-SOCS3은 췌장암 동물모델에서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 릴리의 췌장암 표준치료제 ‘젬자’와 비교시험 결과, 젬자의 77% 항암효능 대비 98%의 항암효능을 보이며 우수성을 입증했다. 셀리버리 관계자는 “현재 중국 제약사와 기술수출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제약사와 췌장암 세포 내 유발인자에 대한 항체치료제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셀은 메소텔린을 표적으로 한 췌장암 CAR-T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메소텔린은 최근 고형암 CAR-T 분야에서 주목받는 암 항원으로 췌장암에서는 80~85%의 발현율을 나타낸다. 고형암은 종양미세환경에 의해 T세포의 침투율이 낮고, 침투한 T세포도 면역기능 활성이 억제되는 등 충분한 항암효과를 내기 어렵다. 현재 허가된 치료제 및 다수의 연구 중인 CAR-T 치료제가 혈액암에 한정돼 있어 많은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

지난해 5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암 특이적 항원을 표적할 수 있는 메소텔린 항체 도입계약을 체결한 GC녹십자셀은 본격적인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 미국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약물전달플랫폼 ‘폴리탁셀’을 적용한 췌장암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폴리탁셀은 씨앤팜이 특허를 보유한 폴리포스파젠계 약물전달체로, 체내에 독성을 끼치지 않는 최대 무독성 한도 내에서도 암 조직을 사멸 수준까지 제거해 고통 없는 암 치료를 가능케 한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의약품 제조업체와 임상시약 제조 위탁계약을 체결했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에서 원천기술에 대한 물질특허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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