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왔다”…테슬라 따라 2차전지 장비주 ‘기지개’

입력 2020-02-06 15:19 수정 2020-02-0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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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과 두둑한 수주잔고를 바탕 삼아 2차전지 장비업체들이 날개를 펴고 있다. 주가도 이에 걸맞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2차전지 장비 관련주는 그동안 전기차 밸류체인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업황 호전과 제조사들의 생산능력(CAPAㆍ캐파) 증설로 성장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 주가도 고공행진하면서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충ㆍ방전 설비업체인 피앤이솔루션은 2월 들어 1만 원대에 머무르던 주가가 1만2000원대까지 뛰어올랐다. 주가 상승세는 호실적이 주도했다. 실적 공시에 따르면 피앤이솔루션의 작년 매출은 1471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43.2%, 51.2% 증가했다.

글로벌 2차전지 업체들의 EV 배터리 캐파 증설에 따라 수주 성장이 지속됐다. 2차전지 활성화(포메이션) 작업의 경우 전극 공정과 조립공정 이후 거쳐야 하는 필수 공정이고, EV 배터리는 전수 검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수혜가 예상됐다. 회사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82억 원 규모의 공장 신축도 결정한 상태다.

이 밖에 씨아이에스(19.5%), 엠플러스(30.4%), 피엔티(18.8%) 등 또 다른 2차전지 장비업종들도 올해 들어 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이들은 수주 잔고 상승을 기반으로 실적 개선 구간에 돌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씨아이에스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총 4건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660억 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쌓았고,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109억 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엠플러스도 해외 2차전지 제조사 수요가 급등하며 지난해 3분기 수주잔고(1449억 원)가 전년 대비 100%가량 성장했다.

그동안 2차전지 장비 업체는 소재와 부품 등 다른 2차전지 관련 업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바로투자증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소재, 부품업종 백분율 주가 수익률이 각각 372.2%, 224.1%를 보이는 동안 장비 업종은 121.6%에 그쳤다. 한정된 고객사 풀로 인해 전방시장 영향을 과도하게 받았고, 회계처리 변경으로 진행률로 잡던 장비 매출이 인도 기준으로 바뀌면서 실적 등락폭이 컸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며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국내 및 중국 2차전지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CAPA) 증설에 나섰고, 중국 부동산 기업인 헝다 그룹과 유럽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 폭스바겐 등이 EV용 2차전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고객사 다변화로도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해당 업체들의 호실적을 점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에서 글로벌 배터리업체들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제품 품질과 가격 경쟁 면에서 피앤이솔루션의 수주 확대 기대감은 유효하다”라고 분석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도 “EV 수요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에 대비해 글로벌 배터리 생산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수요를 대비한 2차전지 CAPA 증설은 수년간 진행이 예상되고, 피엔티는 수익성 개선 및 안정적인 실적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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