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코로나ㆍ소송에 ESS까지…배터리 업계 3재(災)

입력 2020-02-0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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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ESS 화재, 배터리 결함" 결론…소송전 장기화에 코로나 '직격탄'

▲지난해 8월 30일 예산군 광시면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났다. (사진제공=예산소방서)
▲지난해 8월 30일 예산군 광시면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났다. (사진제공=예산소방서)

배터리 업계가 연이은 악재를 맞닥뜨리고 있다. 영업비밀 유출 소송전이 해를 넘기며 장기화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라는 정부의 발표까지 악화일로다.

◇ 산업부 "화재 5건 중 4건 배터리 결함"…업계, 즉각 반발 =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ESS 화재 사고 조사단'이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ESS 화재 사고에 대한 원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단은 5건 중 경남 하동 화재를 제외한 4건의 원인을 '배터리 결함'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6월 '제조 결함에 관리부실이 겹친 복합 인재'라는 1차 조사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화재와 연루된 배터리 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LG화학은 이날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며 또 이 요인들은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삼성SDI도 “ESS 화재 발화지점은 배터리에서 시작됐지만,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며 “ESS에서 배터리는 유일하게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연물로 화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점화원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양사는 ESS 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강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LG화학은 △2017년 중국 남경공장 생산 ESS용 배터리 전량 자발적 교체 △화재확산 방지 위한 특수 소화 시스템 적용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SDI도 작년 발표한 안전대책을 성실히 수행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셀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 배터리 소송전에 신종 코로나 여파까지 '첩첩산중' = 배터리 업계가 배터리 소송전과 최근 신종 코로나에 이어 연이어 악재를 맞는 모양새다.

현재 LG화학은 난징에, SK이노베이션은 창저우에 배터리 공장이 있다. 이들 공장은 지방 정부의 휴업 명령에 따라 현재 9일까지 가동 중지 상태다.

10일부터 정상가동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의 진원지인 후베이성은 연휴를 13일까지 연장했다. 후베이성과 인접했거나 확진자가 많은 다른 지역도 연휴 연장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SDI는 지방 정부의 방침에 따라 톈진ㆍ시안 등 3개 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국내외 '소송전'도 해를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영업비밀 침해' 혐의 관련 조기 패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소송전은 지난해 4월 LG이노베이션이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 달 만에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같은 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LG화학에 대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다음 달에는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LG화학은 또다시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특허침해'로 맞제소했다.

10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서울중앙지법에 LG화학에 대해 '소 취하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 달 뒤 LG화학은 '기술유출 혐의'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며 경찰에 SK이노베이션을 추가로 고소했다.

이런 중에 중국 등 해외 경쟁사들이 이를 틈타 규모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들은 지난해 배터리 부문에서 모두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손실 4543억 원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영업손실은 3091억 원이었다. 삼성SDI도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 최대 5000억 원대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중국의 배터리 업체 CATL은 지난해 순이익을 전년 대비 20∼45% 늘어난 40억6000만(약 6878억 원)∼49억1000만 위안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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