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정의선 "우리도 힘들지만, 협력사 먼저 챙겨야"…1조 원 긴급지원

입력 2020-02-0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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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수급 차질 탓 현대ㆍ기아차 휴업…정 부회장 "힘 모아 함께 극복하자"

"우리도 힘들지만, 협력사 먼저 챙겨야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부품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1조 원대 긴급자금 지원을 통해 이들의 경영 안정화를 돕겠다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6일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위해 △3080억 원 규모 경영 자금 무이자 지원 △납품대금 5870억 원 조기 지급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 원 조기 결제 등 1조 원 규모의 자금 집행을 결정했다.

나아가 부품 협력사의 중국 공장 방역 강화를 통해 현지 임직원 안전을 확보하고, 공장 조기 생산 재개 방안 모색을 당부했다.

국내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영 안정화를 위해서는 원활한 국내 부품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납품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 6920억 원 조기 지급=정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협력사 납품 대금은 물론 관련 부품 '양산 투자비'도 지원한다.

먼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이 적기 유동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침체, 중국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영향을 최소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대상은 총 350여 곳이다.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협력사다.

먼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경영 자금(3080억 원)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이달 중순부터 선지급해 협력사들이 경영 자금으로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6920억 원 규모의 중소 협력사 납품대금과 부품 양산 투자비도 조기에 지급한다.

2월 중순 결제되는 금액을 이번 주 지급하기로 했다. 3월 중순 결제 예정인 납품대금도 2월 말 지급으로 앞당긴다.

예정일보다 최대 15일 이상 이른 시기에 대금을 지급해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품 양산 투자비도 기존 일정보다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원을 받은 1차 협력사들이 2ㆍ3차 협력사에도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투데이)
(그래픽=이투데이)

◇ 현지 부품공장 방역 강화에도 총력=현대ㆍ기아차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중국 부품 협력사 방역 강화 등 안전 확보를 위해서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내 부품 공급이 중단된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중국 생산 공장의 방역 시스템을 완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장 조기 가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협력사 임직원들의 안전 확보가 가장 중요한 만큼, 협력사 공장이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니스 부품사들과 함께 작업장 내 소독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 설치, 마스크 등 개별 공급, 체온기 및 세정제 작업장 비치, 전 작업자 하루 2회 체온 측정 등 사업장 방역 및 직원 안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ㆍ기아차는 지난주부터 중국 협력사의 하니스 생산 재개를 위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 산업부, 외교부와 협력하여 칭다오 총영사관을 통해 하니스 생산의 핵심 거점인 산둥성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했다.

국내 자동차 생산 차질 시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해 일부 공장이라도 엄격한 방역 관리로 생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방역 강화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픽=이투데이)
(그래픽=이투데이)

◇긴급 자금지원 통해 협력사 안정화 기대=정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차그룹 중국(HMGC) 임원들도 산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해 생산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또한, 지난주부터 협력사들과 함께 중국 외 지역 하니스 생산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와 동남아시아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걸리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산업부, 외교부, 주중 칭다오 영사관도 자동차 생산 중단으로 인한 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와 접촉하며 재가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산업부와 외교부는 지난 1일부터 가장 시급한 부품인 하니스 중국 공장의 생산 재개를 위해 외교부와 함께 중국 지방정부와 협의에 나섰다.

중국 칭다오 총영사관은 산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공장 조기 가동 필요성을 설명하고, 가동에 필요한 조치 등을 논의했으며, 주한 중국 대사관 상무관, 산둥성 한국대표부 통해 산둥성 내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이 위치한 시(市)정부들과 공장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 측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우리도 힘들지만, 협력사를 먼저 챙겨달라"며 "어려울 때 일수록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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