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났다' 하늘로 떠난 딸과의 재회…VR의 새로운 가능성 보여줬다

입력 2020-02-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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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너를 만났다' 캡처)
(출처=MBC '너를 만났다' 캡처)

'너를 만났다'가 하늘로 떠난 딸 나연이와 엄마의 재회로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나연이와 엄마의 감동적인 재회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VR(가상현실) 기술이었다.

6일 밤 방송된 MBC 스페셜 'VR 휴먼 다큐멘터리 - 너를 만났다'에서는 4년 전 희귀 난치병인 혈액암으로 일곱 살이라는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와 장지성 씨가 VR로 만나는 과정이 그려졌다.

장 씨는 딸 나연이를 꿈에서라도 보고 싶다며 꿈에서 딸을 만났다는 남편을 부러워했다. 그는 꿈에서도 나연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남편 강현구 씨는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꼭 끌어안은 것 밖에 없다. 그리고 막 나 혼자 눈물을 흘리고 헛소리하다가 잠에서 깼다. 아내가 자다가 왜 우느냐고 그래서 '꿈에서 나연이를 봤다'고 하니깐 너무 좋았겠다고 부럽다고 그러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너를 만났다'에서 장 씨는 VR로 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을 보였다. VR 속 나연이는 장 씨를 반기며 자연스레 대화하고 함께 생일을 축하하고, 미역국을 먹는 모습을 보였다. 장 씨는 나연이와의 만남을 마친 뒤 "좋은 꿈을 꾼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방송 이후 VR 기술로 휴머니즘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발전하는 IT기술이 삭막함이나 인간의 개인주의적인 성향만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너를 만났다'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VR 기술 구현을 위해 그만큼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도 한몫했을지 모른다.

이날 장 씨가 딸 나연이를 만나기 위해 제작진은 가상현실과 특수영상(VFX) 기술을 가진 비브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가족들의 인터뷰와 휴대전화 속 사진, 동영상에 저장된 나연이의 다양한 얼굴과 표정, 몸짓, 목소리, 말투를 분석했다.

나연이의 목소리는 '음성 합성'을 통해 만들어졌다. 나연이와 비슷한 또래 아이 5명이 각 800문장씩 녹음해 10시간 분량의 데이터를 만들어 딥러닝(인공신경망 기반 기계학습) 과정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약 1분 정도박에 남아있지 않은 나연이의 목소리와 녹음해둔 데이터를 딥러닝 해 나연이와 최대한 닮은 목소리를 만들 수 있었다.

나연이의 얼굴과 몸, 표정은 '3D 스캐닝' 기술을 통해 만들어졌다. 160대의 카메라를 원형으로 배치한 3D 스캔 부스에서 나연이와 비슷한 모델의 얼굴과 몸을 동시에 촬여해 기초가 되는 3D 모델을 만들었다. 나연이의 사진과 동영상을 바탕으로 얼굴과 체형, 피부, 표정, 동작 등의 리터칭 작업을 거쳐 나연이와 닮은 3D 모델을 구현했다.

이후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기록하는 '모션 캡처' 기술로 VR 속 자연스러운 나연이의 몸짓을 완성했다. 가상 공간 속 나연이의 표정과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나연이의 움직임을 모사한 연기자를 실시간 캡처해 만들어졌다.

물론 이렇게 작업한 나연이의 모습이 실제 나연이와 똑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장 가깝게 그려낼 수 있었다.

이렇게 나연이를 세상에 탄생시키는 데 걸린 시간이 1년이었다. '너를 만났다' VR 구현에 참여한 비브스튜디오의 이현석 감독은 "(이번 VR 기술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지는 못하더라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씨도 VR을 통해 딸 나연이와 만난 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은 우리 나연이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는데 멀리 가면 또 우리 나연이 같더라"면서 "저기 멀리서 뛰어가는데 얼핏얼핏 보이는 모습이라든가 아까 누울 때, 앉을 때 보니까 느낌이 비슷하더라. 그래도 아까 그렇게 해서 탁 나오니까 좋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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