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에 합격한 트랜스젠더 A(22) 씨가 결국 입학을 포기했다. 앞서 그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조롱과 혐오를 당했고, 자신을 둘러싼 갈등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7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2020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숙명여대 입학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은 숙대의 신입생 등록금 납부 마지막 날이다. 그는 합격 소식이 알려지고 입학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숙대 신입생 460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조롱을 당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 씨 입학을 반대하는 학생들이 해당 주제를 먼저 제시하면, 이에 동의하는 다른 학생들이 함께 반대 의견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 씨 입학을 찬성하거나 중립인 학생들이 "혐오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반박하면 관련 대화가 중단했으나, 이내 다른 학생이 다시 A 씨를 비난하면 관련 대화를 이어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을 반대하는 학생들은 "A씨가 법적으로는 여자일지 몰라도 생물학적으로는 여자가 아니다', '트랜스젠더를 받아주면 여대의 건학 이념이 사라지게 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트랜스젠더가 여대에 입학하면서 '트젠 여러분, 저를 보고 용기 내서 여기 들어오세요'라고 선전하는 것은 여성교육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 댓글에서는 '여대생들이 자신들은 사회적 약자라면서 약자를 무시하는 짓은 진짜 모순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페미니스트 운동하면서 약자라더니 더 약한 자를 결국 몰아냈다. 권력집단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에서는 '어제까지 남자였던 사람이 수술받고 여자라고 하는데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면서 애초에 입학을 하려는 시도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