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최근 올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경제 성장률을 2.8%에서 2.5%로 낮춰잡았다. 이번 전망치는 신종코로나로 인해 중국 경제가 입을 손실이 지난 2003년(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제한 것이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는 중국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는 잠재 성장률(2.8%)을 밑도는 상황이 발생, 실업자가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 역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0.3%포인트 내렸다. 앞서 JP모건과 모건스탠리는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시에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가량 하락하는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의 크리스티안 켈러 경제연구부문 대표와 그의 팀은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심각성에 따라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기존 전망치인 3.3%에서부터 최악의 경우 3.0% 미만의 성장까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1분기 세계 경제가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 7일 리포트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43분기 계속된 세계의 성장을 멈춘다”며, 신종코로나의 영향으로 1~3월 세계 GDP가 기존 예측보다 2800억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실질 GDP는 전기 대비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닛케이는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면,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투자은행과 경제분석기관뿐만이 아니라 주요 글로벌 경제 관련 기관들도 신종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달 초 “신종코로나가 세계 경제에 단기적인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과 공급망의 혼란을 가져오고 있고, 여행 사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그는 “2003년 사스 때 세계 경제 둔화 폭은 0.1%에 그쳤다”면서도 “하지만 당시는 중국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 불과했던 반면, 지금은 18%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하방 압력이 그때보다 강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은행(WB) 역시 글로벌 경제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최소 3개월이 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APF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