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공정거래-Law] 가맹점주협회 설립 이유로 집중점검 후 계약종료 '불법'

입력 2020-02-11 16:28 수정 2020-02-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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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가맹본부 A는 가맹점주 B와 C가 가맹점주협회 설립과 활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집중관리 매장으로 분류했다. 이후 해당 가맹점주를 위생 점검 명목으로 수차례 걸쳐 이례적인 매장 점검을 하고, 이를 통해 적발한 사항을 내세워 이들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가맹점주협회 설립, 활동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당 매장을 집중 점검한 후 불이익을 준 경우 가맹사업법에서 금지하는 보복행위에 해당할까.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사업자단체 활동을 이유로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의 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가입·활동 등의 행위가 있어야 하고 △이를 이유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특히 가맹본부의 의도나 목적, 불이익을 주게 된 경위,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 가맹본부의 내부규정, 다른 가맹점과의 형평성, 가맹점 사업자들의 단체 활동방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우선 해당 가맹점주들은 가맹점주협회 설립을 주도했고, 가맹점주협회의 초대 회장과 부회장의 직책을 맡는 등 가맹점주협회 활동을 했다. 또 가맹본부 A가 작성한 내부문건을 보면 가맹본부는 처음부터 가맹점주협회를 대화의 대상이 아닌 자진해산을 유도하거나 강제적으로 해산시켜야 할 대상으로 봤다. A는 가맹점주협회에 참여하던 해당 가맹점주들을 집중관리매장으로 분류한 후 사전에 계약종료 방침을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보복성 매장점검을 했다.

예를 들어, 해당 가맹점주들이 협회 결성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던 시기에 주 1회에 달하는 강도 높은 매장점검을 했다. 이러한 행위는 방문 횟수, 방문 목적, 점검 강도 등을 고려할 때 가맹본부의 통상적인 매장관리 수준을 벗어나 불이익 조치에 해당했다.

그뿐만 아니라 가맹본부 A는 해당 가맹점주에 대해 계약종료를 하면서 명목상 가맹점주 B는 가맹계약 기간이 10년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가맹점주 C는 매장점검에서 적발된 물류비 미납, 외부사입, 운영시간 미준수 등 계약위반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그동안 가맹본부 A가 계약 기간 10년 초과를 이유로 가맹계약을 종료시킨 사례는 가맹점주 B 외에 가맹점주 D가 유일했다. 또 최근 3년간 계약위반으로 가맹본부 A로부터 내용증명을 받은 수백 개 가맹점주 중에서 해당 가맹점주들보다 미납금액 또는 횟수가 더 많은 가맹점도 다수 포함돼 있으나 실제 계약종료에 이르게 된 가맹점은 거의 없었다. 이러한 점에서 해당 가맹점들에 대한 계약종료 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가맹점사업자단체 활동 주도에 대한 보복성이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맹본부 A의 가맹점주들은 향후 적극적으로 가맹점사업자단체 활동에 참여할 경우 본보기로 계약종료 조치를 당한 해당 가맹점주들의 사례와 같이 관리매장으로 편입돼 집중적인 매장점검 대상이 되고, 결국 가맹본부 A의 갱신거절로 가맹점사업을 종료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

실제로 집중 관리대상으로 분류됐던 다른 매장들도 대부분 폐점됐으며, 가맹점주의 지위를 상실해 더는 정상적인 가맹점사업자 단체 활동을 할 수 없는 해당 가맹점주들을 대신해 새로운 임원진을 모집했으나 가맹본부의 보복이 두려워 지원하는 가맹점주가 없는 상황으로 볼 때 가맹본부 A의 행위로 인해 사실상 단체 활동이 와해됐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위와 같은 이유로 공정위는 가맹본부 A의 행위가 가맹사업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했다. 이는 가맹점주들이 단체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를 최초로 적발해 제재한 사례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는 가맹점사업자단체 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고 된 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 조건 협의를 요청하는 경우 가맹본부는 일정 기한 이내에 협의에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위와 같은 공정위의 제재조치와 함께 향후 가맹점주단체의 법적 지위가 향상돼 가맹본부에 대한 협상력이 보다 높아져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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