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ㆍ독자노선’ 외치는 안철수…발걸음 방향은 ‘반문연대’

입력 2020-02-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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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공약 ’현 정부 검찰개혁 뒤집기’…여권 ‘약한 고리’ 때려 중도보수층 결집

▲국민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정의 혁신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법정의 혁신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총선공약을 속속 발표하며 발걸음을 점차 분명히 하고 있다. 정계 복귀 직후의 메시지가 ‘중도 실용’이라는 추상적인 선에 머물렀다면, 구체적인 정책공약을 통해 나타난 방향성은 ‘반문연대’에 가깝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안 전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개혁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앞선 4일 1호 공약으로 내걸었던 ‘일하는 국회 개혁방안’에 이은 두 번째 총선공약이다. 국민당은 창당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안 전 의원을 따르는 6명의 현역의원이 6개 분야의 비전을 차례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날 발표에는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함께했다.

안 전 의원의 사법개혁 공약은 ‘현 정권의 검찰개혁 뒤집기’로 요약된다. 우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 부분이 눈에 띈다. 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위공무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공수처의 기소권을 폐지하고 검경 수사권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종결권을 검찰로 이관하고 정보경찰을 폐지하겠다고 하는 등의 공약도 함께 제시했다.

안 전 의원의 공약에는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활용해 중도 보수 세력 결집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귀국한 직후 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며 참여연대를 떠난 김경률 회계사와 회동을 가졌던 것과도 맥락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당 창준위 관계자는 “총선까지 시간표가 빠듯한 만큼 메시지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여권의 약한 고리’인 조국 사태 당시의 비판적 여론층을 집중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계복귀 직후와 달라진 점이라면 방향성이 한층 구체화됐다는 점이다. 안 위원장은 정계복귀 직후 내세운 ‘실용적 중도노선’은 해석이 분분했지만, 이번에 발표된 정책공약이 ‘반문 정책연대’ 성격을 띤다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제기되기 어렵다. 안 위원장이 공약의 실현 방법으로 ‘야권 연대’를 제시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범야권 연대’와 관련 “정책적 연대를 말한다”며 “그 기본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사건들에 대해 책임을 물어 쓰러져가는 민주주의를 바로잡고자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 위원장은 보수통합 논의 참여 여부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총선 과정에서 야권과 연대할 생각은 없나'라는 기자의 물음에 “백 번 이상 질문을 받는 것 같다. 공항에서 귀국 기자회견 때 말했듯 관심 없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9일 귀국 당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추진 중인 중도•보수 통합에 대해 “관심 없다”고 했다. ‘독자노선’으로 선거를 치르되 반문 성향 유권자들을 흡수하겠다는 것이 안 위원장의 구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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