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과 NBC뉴스 등 미국 언론매체들은 11일(현지시간)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샌더스가 승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현재 개표가 90% 진행된 가운데 샌더스는 26.0%를 득표해 1위를 기록했다. 부티지지는 24.4%로 2위에 올랐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19.8%로 샌더스, 부티지지와 3파전을 벌이는 양상을 연출하면서 새롭게 부각됐다.
반면 미국 대선 레이스 초반 선두를 달렸던 후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9.3%로 4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8.4%로 5위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밤 샌더스의 승리는 민주당 첫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투표 계산 시스템 오류로 유례없는 혼란을 일으킨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부티지지는 아이오와에서 박빙의 차이로 샌더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면서 일약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샌더스는 아이오와에서의 선전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는 확실한 승리를 거둬 그의 지지자들이 거리낌 없이 축하할 수 있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샌더스는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하면서 “이날 밤의 승리와 아이오와 일반투표에서의 승리 등을 바탕으로 우리는 네바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전진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 주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이오와주에서 일반 득표수에서는 1위를 차지했으나 대의원 확보에서는 부티지지에게 밀렸다.
다만 샌더스가 무조건 좋아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뉴햄프셔는 그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에 붙어 있어 샌더스의 텃밭과 같은 곳이었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맞붙었을 당시 뉴햄프셔 유권자들은 약 60%의 표를 그에게 몰아줬다. 4년 전과 비교하면 부티지지와 클로버샤 등 새로운 강자들의 등장으로 뉴햄프셔 표심이 크게 갈라진 셈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경선 초반 계속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과연 대선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CNBC방송은 바이든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가 경선을 지속할 만큼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15% 득표율이라는 기준도 넘지 못해 뉴햄프셔 경선에서 대의원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만일 22일 네바다 코커스와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결국 낙마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날 미국 최초 아시아계 대통령을 노렸던 기업가 출신의 앤드루 양이 대선 레이스를 포기했다. 앤드루 양은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이지만 기본소득제 주장 등으로 소셜미디어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앤드루 양의 지지율은 2.8%였다.
그는 “끝을 보기가 어렵다. 나는 수학자이며 우리가 이번 대선 캠페인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이에 이날 밤 나의 캠페인 중단을 발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