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책정 문제로 1년 가까이 분양이 늦어진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내 아파트 공급이 마참내 본격 시작된다. 첫 테이프는 공공분양 단지 '과천 제이드 자이'가 끊는다. 지난해 민간 택지인 재건축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절반에 가까이 낮아 '로또 단지'로 이미 입소문이 나 예비 청약자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 일명 '지정타'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과천 제이드 자이 아파트(S9블록)는 오는 21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본양에 돌입한다. 청약 일정은 내달 초로 잡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견본주택은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한다.
과천 제이드 자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GS건설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단지다. 총 647가구로 대부분이 전용면적 49~59㎡로 구성된다. 과천 내 1년 이상 거주자에 30%, 나머지는 경기도 1년 이상 거주자(20%)와 서울·경기(과천 및 경기 1년 미만)·인천 거주자(30%)에게 공급 물량이 돌아간다.
무엇보다 이 아파트는 공공분양 단지로 청약 자격이 까다롭다. 청약저축 또는 청약종합저축 가입기간이 24개월 이상이고 납입 인정 회차가 24회 이상인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과천시는 투기과열지구로, 1순위는 무주택 세대주만 청약이 가능하다. 연체 없이 24회 이상 납입했다면 청약통장 저축총액이 많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다. 소득 역시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 이내여야 한다.
분양가는 3.3㎡당 2200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분양시장에 나온 ‘과천 푸르지오 써밋’( 과천 주공1단지 재건축 아파트)이 3.3㎡당 4000만 원에 육박했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59㎡형은 지난달 12억 원에 매매 거래됐다. 최근 호가는 12억3000만~13억 원 수준이다. 5억 원 대인 과천 제이드 자이의 전용 59㎡와 무려 6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이가 난다. 과천 제이드 자이가 '로또 분양'으로 불리는 이유다.
일각에선 지식정보타운이 행정구역상 과천시에 속하지만 과천 끝자락에 위치한데다 일부 단지는 경기도 안양시에 더 가까워 과천 내 민간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입지 측면에서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일부 단지의 경우 안양에 더 가까운 건 맞지만 재건축 단지 대비 가격이 워낙 싼 공공분양 물량인데다 공공택지지구로 조성돼 주거 환경이 쾌적한 만큼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의 막판 변수가 남아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은 지난 9일 입법예고를 마치고 전날 규제 심사 등의 절차에 돌입했다. 이 개정안엔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주택을 우선 공급하기 위해 우선 공급 대상자의 거주 의무기간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의 청약 1순위 해당 지역 거주기간을 최소 1년 이상에서 2년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공급 규칙은 내달 시행될 가능성이 높지만 규제 심사 등의 절차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이번 과천 제이드 자이 단지에 새 개정안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지식정보타운에선 과천 제이드 자이가 분양되고 나면 다음 타자의 분양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이날 기준 지식정보타운의 분양 예정 물량으로 통계가 잡히는 곳은 과천 제이드 자이를 제외하면 신동아건설과 우미건설이 공동으로 짓는 608가구 규모의 단지(S8블록) 한 곳 뿐이다. 지난해 과천지역 전셋값 폭등을 야기할 만큼 지식정보타운 분양 단지를 노리는 청약 예비수요자들이 많지만 향후 나올 분양 단지들의 청약 일정은 현재로는 기약이 없다.
대표적인 곳이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짓는 푸르지오 벨라르테(S6)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3.3㎡당 2508만원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했지만 과천시의 분양가심사위원회가 2205만 원으로 결정하면서 결국 분양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단지의 현재 공정률은 50~60%이지만 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S6뿐만 아니라 앞으로 S1·S4·S5 등을 줄줄이 분양해야 하는 대우건설의 입장에선 더 이상 물러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으로 진행해 이해관계가 많이 얽혀있는 만큼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선 과천시에서 심의한 분양가로 분양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