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ETN 시장…시총 7.7조 넘어도 거래대금은 제자리

입력 2020-02-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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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지수증권(ETN) 시가총액이 7조7000억 원대에 진입하는 등 시장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대금은 2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는 상품 라인업 다양화를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ETN 시장 시가총액은 총 7조722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7조4737억 원) 대비 3.33% 늘었고, 2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47.19% 규모가 커졌다. ETN 상품은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여러 상품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결합증권을 말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수익률도 상승해 이익을 얻는다.

ETN 시가총액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17일 4697억 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한 ETN 시장은 2016년 1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어 2017년 양매도 ETN 등 상품이 흥행하면서 시가총액 규모는 3조 원대에 진입했고, 지난해에는 7조 원대까지 늘었다.

반면 일일 거래대금 규모는 제자리 걸음이다. 흥행가도를 달리던 2017년 일 평균 거래대금은 448억8386만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231억7084만 원까지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전날까지 평균 280억2587만 원을 기록해 2017년 대비 37.56% 줄었다.

거래 감소의 가장 큰 이유로는 수익률 문제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꼽힌다. 코스피 양매도 ETN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지만, 해당 지수가 박스권에서 변동할 경우 이익을 얻는 구조로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 코스피 급락장이 반복돼 대폭 손실을 내면서 거래 규모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ETN 상품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실 규모가 큰 점만 부각되면서 투심이 잦아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가총액의 경우 신규 상품 상장과 개별 종목 주가 상승 등의 이유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과 달리 ETN 상품은 증권을 발행해 거래하는 구조”라며 “따라서 시가총액은 늘어도 거래되는 증권 규모가 한정적일 수 있고 시총과 거래대금 격차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거래소는 해외 주식ㆍ주가지수ㆍ원자재, 인컴형 등 ETN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시장에 상장된 198개 종목 중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이 59.60%(118개)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원자재(30.30%), 통화(4.55%), 채권(2.02%) 등 투자 상품 라인업이 비교적 제한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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