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사는 주부 김희주(39·여) 씨는 평소 온라인 쇼핑을 즐겨 한다. 가족이 입는 옷은 물론 최근 무선 청소기와 에어 프라이어 등의 가전도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했다. 그런 그도 신선식품만큼은 대형마트에서 구매했었다. 가족이 먹을 음식이니 직접 보고 사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선식품마저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은 혹시나 하는 감염의 걱정을 떨치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제품의 질도 나쁘지 않은 데다 새벽 배송 시스템의 편의성은 그의 마음을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5년 새 10% 이상 줄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점유율 60%도 무너졌다. 인공지능(AI)과 간편결제 등 기술 발전과 빠른 배송 등 편의성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에 점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꾸준히 점유율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졌다. 대형 감염병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곳이 백화점과 할인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올해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프라인·온라인 주요 유통업체 매출 비중 관련 현재와 비교 가능해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는 시작점은 2015년이다.
2015년 오프라인 유통업체 점유율은 70.2%에 달했다. 온라인은 29.8%로 30%를 넘지 못했다. 이후 △2016년 68.2%(이하 오프라인), 31.8%(이하 온라인) △2017년 65.1%, 34.9% △2018년 61.2%, 38.8% △2019년 58.8%, 41.2%를 기록, 꾸준히 격차가 줄었다.
매출 증가율 역시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을 보여준다.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14.2%가 늘며 전체 매출 신장을 이끌었으나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오히려 0.9%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고 편리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슈퍼마켓 등을 직접 찾는 대신 클릭과 터치만으로 쇼핑을 즐기게 된 것.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패턴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이 기승을 부리던 2015년 6월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업체의 명암은 크게 엇갈렸다.
당시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었고 백화점 역시 11.9% 급감했다. 반대로 당시 한 온라인 유통업체의 라면·컵라면(36%), 즉석밥·국·카레(22%), 생수(17%), 기저귀(36%) 등의 생필품 구매는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 익숙했던 중년층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지면서 올해 점유율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