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ㆍ자식 빼고 다 바꿔라"…롯데쇼핑, 200개 비효율 점포 정리한다

입력 2020-02-13 16:43 수정 2020-02-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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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대형마트ㆍ슈퍼 적자 폭 커져…2019 영업익 28.3%↓

▲강희태 신임 롯데 BU장
▲강희태 신임 롯데 BU장

롯데쇼핑이 대형마트, 슈퍼 사업 적자 폭을 키우는 등 부진한 실적을 받아든 가운데 체질 개선을 시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부인ㆍ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며 지난달 열린 롯데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를 촉구했던 신동빈 회장의 주문을 구체화한 것이다. 체질 개선은, 운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700여 개 점포 중 200여 개 점포를 정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롯데쇼핑은 13일 비효율 점포 정리를 핵심으로 하는 ‘2020년 운영 전략’과 함께 미래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단행한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사업부제’를 1인 CEO 체제 하의 통합 법인(HQ) 구조로 전환했다. 과거에는 법인 내 각 사업부가 개별 대표 체제로 운영되면서 독립적 의사결정을 하다 보니 회사의 자원을 법인 전체의 성과를 위해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신설한 HQ가 통합적 의사결정을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각 사업부는 ‘상품 개발 및 영업 활동에 집중’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2020년 운영 전략’의 핵심은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을 통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롯데쇼핑 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이 같은 운영 전략과 함께 롯데쇼핑이 가진 핵심 역량인 ‘공간, MD, 데이터’를 활용해 체질 개선을 진행하는 미래 사업 운영 방향도 제시했다. 넓은 매장 공간(총 100만 평), 지난 40여년 간 축적된 MD 노하우, 그리고 방대한 고객 데이터(3900만 명)를 다각도로 활용해 기존의 ‘유통 회사’ 에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또 롯데쇼핑은 총 100만 평의 오프라인 공간을 리셋(Reset)하고 업태의 경계를 넘나드는 매장 개편으로 사업부 간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의 패션 존(Fashion Zone)은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갖고 있는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 진행하는 등 기존 매장 운영 개념에서 벗어나 융합의 공간을 구현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유통사 중 최대 규모인 39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고객/상품/행동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오프라인과 이커머스의 강점을 결합,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고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서비스 회사’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동시에, 국내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전환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17조 6328억 원, 영업이익은 28.3% 감소한 4279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신장률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4분기 매출은 4조 32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51.8%나 하락한 436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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