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비상임 고문을 맡고 있는 전염병학의 권위자인 아이라 롱기니 박사는 코로나19 최종 감염자가 수십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에 달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미국 플로리다대학 통계·양적전염성질병센터 공동 소장도 맡고 있는 롱기니 박사는 전염병을 통계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일반적으로 2~3명의 다른 사람에게 병을 전파하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링 작업을 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롱기니 박사는 “격리 조치가 확산을 늦출 수 있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이 바이러스는 이런 격리가 효과를 발휘하기 이전 시점에 이미 중국은 물론 전 세계로 퍼지는 기회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한 검사체계의 부족과 일부 환자의 상대적으로 경미한 증상으로 인해 확산 상황을 추적하기도 어렵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런 전파를 절반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하더라도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이 감염될 수 있다”며 “격리와 검역이 이 바이러스를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롱기니만 코로나19의 폭발적인 확산 위험을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 런던 소재 임페리얼컬리지의 닐 퍼거슨 연구원은 “실제로 중국에서 매일 5만 명이 새롭게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홍콩대학의 가브리엘 륭 공중위생학 교수도 “이대로 방치하면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2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스턴 소재 노스이스턴대학의 알레한드로 베스피냐니 생물통계학 교수는 “이런 확산 추정치들은 전염병이 진행됨에 따라 전개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의 일부”라며 “향후 수 주간 중국 밖에서 코로나19가 얼마나 퍼졌는지가 더 많은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의 질병에 대한 행동이 바뀐다면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당시 WHO의 대응을 감독했던 데이비드 헤이먼 런던대학 위생열대의학 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전염 범위가 얼마나 될지를 더 잘 파악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중국 이외 국가들이 지금까지는 전염을 잘 억제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런 가정이 틀렸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전염병 추정 모델들은 더 많은 정보가 들어와야 빛을 발한다”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