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정시 비중 40% 확대 정책 반발…“자율성 보장하라”

입력 2020-02-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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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학입처장협의회, 교육부 대입 공정성 강화방안에 우려 표명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31일 앞둔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31일 앞둔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학 입학처장들이 정부의 대학입시 정시모집 확대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서 자기소개서와 학생부 비교과 영역을 폐지한다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대학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평했다.

전국대학교입학관련처장협의회(입학처장협의회)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 위주 정시 비중 40% 이상 확대 방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 주요 16개 대학은 이르면 2023학년도까지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40% 이상 확대해야 한다. 또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며 불신을 키웠던 학종과 관련, 2024학년도 대입부터 정규교육과정 외 비교과 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고 자기소개서가 폐지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입학처장협의회는 “학종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성과 일치하는데도 교육부는 학종과 관련된 학생부 비교과활동 및 자기소개서 축소ㆍ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학교 내 자율활동, 자치활동 및 독서ㆍ토론 교육 등 미래 지향의 고교 공교육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수행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18년 8월에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내용대로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1년 만에 다시 대입제도 개편 발표로 인해 수험생ㆍ학부모ㆍ고교ㆍ대학이 모두 혼란에 빠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확정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은 2022학년도부터 정시모집 비율을 애초 23.8%에서 30% 이상으로 늘리고 상대평가로 치러지던 국어ㆍ수학 등 수능 주요 영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골자다. 이어 “수능 위주 전형은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촉매제”라며 “수능 위주 중심의 대입 전형으로 바뀔 때, 교육 불평등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각종 분석 자료를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공공사정관 제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는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서 면접 등 평가과정 녹화와 보존, 면접관의 동일모집단위 연임 금지 등을 유도해 평가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입시부정과 비리 요인을 차단하게 하려고 외부공공사정관을 평가에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학처장협의회는 “외부공공사정관의 경우 역할과 신분 자체가 모호하고, 회피ㆍ배제 조건, 교육ㆍ훈련 이수 및 장기간 평가 참여 등 평가 전문성에서 기존 전임ㆍ위촉사정관보다 우수하다는 객관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입학처장협의회는 “각 대학이 고유의 인재상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교육 당국은 획일성이 아닌 대입 전형 운영의 전문성, 공정성,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 대입정책과 관계자는 “주된 정책은 발표한 대로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추진 과정상 일부 보완할 것이 있다면 입학처장협의회의 입장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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