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펀드, 왜 망가지나?

입력 2008-09-2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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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위기로 외국인 이탈, 환율 약세...'슈로더브릭스' 연초이후 -23.54%

미국발 금융위기로 월가(Wall Street)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휘청되고 있다. 그중 신흥국의 대표 지역으로 꼽히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역시 휘청되기는 마찬가지.

지난 한달 동안(9월 19일 기준) MSCI 기준으로 선진국 주식시장은 -2.1% 하락한 반면, MSCI 신흥국 지수는 -10% 하락했다.

따라서 신흥국의 성장성과 분산투자 효과를 믿고 브릭스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그 배신감은 더할 것이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브릭스 펀드 중 설정액 약 4조원으로 가장 많은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23.54%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BNP봉쥬르브릭스플러스주식-자HClassA 1' -32.23%,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주식형자 1C-A' -31.83%를 기록하고 있다.

브릭스 펀드 설정액 역시 지난 6월말 12조7750억원에서 7월말 12조5988억원, 8월말 12조5250으로 점차 감소해 23일 현재 12조3775억원을 기록 중이다.

한편, 미국펀드의 유형평균은 -15.12%, 라틴펀드는 -17.89%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브릭스 펀드의 약세 배경은 크게 그동안 이들 국가들의 메이저 플레이어(Major Player)였던 외국인들이 차익실현과 더불어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달러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들 국가들의 환율 역시 주요인으로 꼽힌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 선진국 금융기관들이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축소했고, 신흥국 내부적으로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단기 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거기다 미국 정부가 700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을 비롯해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최근 브릭스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점은 브릭스도 미국발 악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브릭스 증시의 회복 가능성은 높지만, 변동성 확대가 여전히 높다는 측면에서 변동성 재발 리스크를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자산전략부장 역시 "글로벌 자산시장이 당분간 수익률 둔화와 변동성 증가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브릭스 시장의 상대적 우월적 지위가 예전만 못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박 부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글로벌 투자 환경을 의식해 서둘러 브릭스 펀드에 접근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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