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있던 300여 명의 미국인 승객들은 전날 밤 배에서 내린 뒤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 이날 새벽 전세기에 옮겨탔다. 총 2대의 전세기 중 1대는 캘리포니아 트래비스 공군기지에, 다른 한 대는 텍사스의 래클랜드 공군기지에 착륙할 예정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지난 5일 10명의 승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본 요코하마항에 발이 묶였다. 이후 확진자 수는 지속 증가, 16일 기준 이 배에서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총 335명이 감염 판정을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배에서 내리지 못한 채 열흘 이상 격리 생활을 해왔다.
이에 미국 정부는 이 크루즈선에 탑승한 미국인 380여 명 중 발열, 기침 등 감염 증상이 없는 사람들을 전세기에 태워 귀국시키기로 했다. 귀국한 승객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감독 아래에 또다시 2주간의 격리 생활을 이어가야 할 예정이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 가운데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거나 감염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기지 밖 시설로 이송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44명의 미국인 승객은 회복되는 동안 일본에서 머물게 된다. 가족 중 코로나 19 환자가 있거나, 다른 승객들과의 장거리 비행 및 미국에서의 2주간 격리 생활 등에 부담을 느낀 일부 승객도 전세기 탑승을 거부하고 크루즈선에 남기로 했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그 크루즈선의 전염 가능성 수준은 사실상 (위험이 매우 큰) 화산 지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