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비극…우한서 일가족 4명 사망

입력 2020-02-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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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침상 부족으로 자택에 있다가 잇따라 감염돼…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15일(현지시간) 공무원들이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코로나19 환자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우한/AP뉴시스
▲중국 우한의 한 병원에서 15일(현지시간) 공무원들이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코로나19 환자가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우한/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이 전염병으로 인해 한 가족 전체가 붕괴하는 비극이 일어나 이번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중국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16일(현지시간) 우한에서 코로나19에 가족 구성원 여러 명이 함께 감염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그중에는 일가족 4명이 결국 사망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우한 소재 후베이성영화제작소는 지난 14일 대외연락부(홍보부) 주임인 창카이(常凱)가 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다가 결국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창카이의 대학 동창들에 따르면 그의 부모와 누나도 최근 보름간 코로나19로 잇따라 세상을 떠났으며 창카이의 부인도 감염돼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창카이 부부는 부모와 함께 우한시에 살고 있었으며 춘제(설날) 전날인 1월 24일 다 같이 집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바로 그다음 날인 25일 창카이의 부친이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병원 여러 곳을 찾았으나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이 거절당했다. 이에 그와 누나가 집에서 부친을 돌봤으나 3일 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2월 2일에는 창카이의 어머니가, 14일 새벽에는 창카이 본인이 사망했다. 동생이 세상을 떠난 같은 날 오후 누나도 숨졌다. 그리고 부인마저 중환자실로 보내져 응급 치료를 받게 됐다.

창카이의 대학 동창들은 “친구가 사망하기 전에 유언장을 남겼다”며 “거기에는 새해 첫날 부친이 치료를 받으려고 했지만 결국 실망스럽게 집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어 부친이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났으며 모친도 심신이 지쳐 면역력이 떨어진 끝에 코로나19로 아버지를 따라갔다. 침대에서 부모를 모시는 동안 무정한 바이러스가 사랑하는 아내와 나의 몸도 삼켰다는 내용이 적혔다”고 전했다.

대학 동창들은 “창카이는 착하고 상냥한 사람이었다”며 “그의 가족 4명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을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런 참극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누가 도대체 잘못한 것인지 책임을 추궁하고 싶다”고 한탄했다.

우한은 지난 1월 23일 교통이 봉쇄된 이래 병상이 크게 부족해 많은 환자가 입원할 수 없게 됐다. 의심 사례를 무시한 초기 정책은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고 차이신은 지적했다. 환자가 제 시간에 진단을 받을 수 없어서 조기 치료도 받지 못해 결국 경증이 중증으로 급속하게 발달했다. 이는 사망률 급등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대부분 의심 환자가 자택에서 병상이 나기만을 기다리다가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게 됐다.

차이신에 따르면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해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하다가 고열이나 호흡 곤란으로 사망한 경우가 있었고 창카이의 경우처럼 한 가족이 멸문하는 참사도 여러 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증에서 중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15~20%에 달했다. 또 어떤 가정은 중증 환자 비율과 사망률이 현저히 높아 코로나19와 인체의 특정 유전자나 체내 균군의 친화도가 높은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런 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병리학적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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