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코로나19’에 시황 악화 ‘몸살’

입력 2020-02-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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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벌크선 용선료, 춘제 이후 반 토막…대형 유조선도 70% 하락

▲유조선 한 대가 싱가포르 투아스 앞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투아스/로이터연합뉴스
▲유조선 한 대가 싱가포르 투아스 앞바다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투아스/로이터연합뉴스
철광석과 원유, 잡화 등을 운반하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시황이 악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물동량이 뜸해지는 시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혹한기’가 찾아온 셈이다.

1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철광석을 실어 나르는 대형 벌크선의 용선료(배를 빌려 쓴 값)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전과 비교했을 때 반 토막 났으며, 대형 유조선 역시 70% 하락했다.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것은 주로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대형 벌크선의 용선료였다. 철광석 등을 주로 실어나르는 가장 큰 규모의 케이프사이즈(중량 약 18만t)급 벌크선의 하루 용선료는 17일 기준 2491달러(약 296만 원) 안팎이다. 춘제 연휴를 앞둔 1월 23일과 비교했을 때 50% 내려앉은 가격이다. 벌크선 시황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건화물운임지수(BDI) 역시 17일 기준 434를 기록했다. 이는 연휴 전보다 142포인트 낮은 수치다.

매년 이맘때는 철광석의 주요 수출국인 브라질이 우기에 들어 출하가 밀리기 때문에 시황이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올해에는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의 기업 활동 회복까지 늦춰졌다. 또 중국의 경기 둔화로 철강재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판단한 중개업자가 거래에 신중해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 세계 철광석 수요의 70% 차지한다.

겨울철 수요가 주춤했던 원유 유조선의 스팟 운임(즉시 계약) 또한 더딘 상태다. 17일 기준으로 중동-극동 간 유조선운임지수(WS)는 40 전후, 환산 용선료는 하루 1만8000달러 안팎으로 나타났다. 이는 춘제 연휴 전보다 70% 급감한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이 1월 말 이란산 원유 조달에 관여했다며 중국 해운회사에 부과했던 제재를 해제하면서 가동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의 실수요가 약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석유 수요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업계는 “지난해 유조선 시황이 예상보다 견조했는데, 찬물을 뒤집어 쓴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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