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이 자금이 출처와 함께 사채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의 투자가 이뤄진 가운데 당시 팀장인 이모씨 개인이 단독으로 결정해 관리해 왔다는 점이다. 또한 세금의 납부 여부와 비자금 여부와 관련해서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자금은 1990년대 중반께 만들어진 여러명의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되어 온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CJ그룹 관계자는 "해당 자금이 삼성가의 장손이기도 한 이재현 회장이 삼성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주식형태로 상속받은 것"이라며 "이 자금은 회사자금이 아니라 이재현 회장의 개인 돈이며 따라서 비자금은 절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어 "일반적으로 재계 총수들은 차명계좌를 통해 일부 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삼성 특검 이후 차명계좌가 사회적 문제시 되는 점을 감안, 해당 자금에 대해 지난 8월 국세청에 자진신고했고 관련 세금도 신고와 동시에 납부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일으킨 전직 재무팀장 이모씨는 2005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재직하면서 문제가 불거지자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80억원이란 거금을 이 전 팀장이 단독 관리해 왔고 문제가 일어나기 전까지 그대로 방치돼 왔다는 점은 일반 상식을 뛰어넘고 있다.
이에대해 CJ관계자는 "자금 회수를 책임지겠다며 지난해 이모씨는 퇴사했다. 현재까지 100억원은 회수가 됐지만 나머지 80억원이 미회수된 상태다. 그가 이를 완결짓기 위해 불미스런 사건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며 "전직원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이다. 살인 청부 등과 관련해서 회사는 그에 대한 어떠한 압박도 한 것이 없고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어 "이재현 회장과 이 전 팀장은 혈연 등 특수 관계가 아니며 전적으로 자금의 관리를 회장이 위임한 것으로 안다.
이 전 팀장이 미국 유명 MBA 출신으로 이 회장의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안다. 회사 대주주의 경우 증권거래법상 공시 의무가 있어 회사에서 자금을 관리해 주고 있고 다른 재벌 총수들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CJ그룹은 경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재현 CJ 회장의 자금을 관리해 온 전 재무팀장 이모 씨는 사채나 사설경마 등에 투자해 돈을 불려 주겠다며 접근한 조직폭력배에게 돈을 빌려준 뒤 돌려받지 못하자 또 다른 폭력배들을 동원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회장의 개인자금 180억여원을 ‘대전 사거리파’출신 조직폭력배 박 모(38)씨에게 빌려줬다가 박씨가 이 가운데 80억원을 갚지 않자 지난해 5월부터 조직 폭력배 2명에게 박씨를 살해해 달라고 청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을 청부받은 이들은 지난해 5월과 7월 박 씨를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로 그쳤고 또한 지난해 7월에도 박씨를 납치해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 감금했으나 살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폭력배는 이런 사실을 약점으로 잡아 협박하자는 박 씨의 제안에 박 씨는 풀어주고 오히려 이 씨로부터 11억여 원을 뜯어냈다.
경찰은 박 씨 등 조직폭력배 5명을 구속했지만, 지난달 30일 이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보강 수사 뒤 재신청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