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LG생활건강 차석용의 '글로벌 식욕'…이번엔 유럽 '피지오겔' 인수

입력 2020-02-20 15:47 수정 2020-02-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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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美 뉴에이본 이어 피지오겔까지 15년 재임기간 24건 M&A 성사…'글로벌 기업' 도약 꿈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LG생활건강이 피지오겔 인수에 성공하며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인수합병(M&A)의 귀재로 불리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지난해 미국 화장품ㆍ생필품 판매 회사 뉴에이본(New Avon)을 인수하며 미주 진출에 나선 데 이어 이번 피지오겔 인수로 또 한번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20일 유럽 더마화장품 대표 브랜드인 피지오겔의 아시아ㆍ북미 사업권을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피지오겔은 독일 피부과학 전문기업 스티펠이 2000년 출시한 브랜드로, 2009년 GSK가 스티펠을 인수하며 GSK의 보유 브랜드가 됐다. 피지오겔의 주요 제품군은 크림과 로션 등이 있다.

피지오겔의 글로벌 매출은 2018년 기준 약 11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아시아 시장이 전체의 60%에 달할 정도로 높다.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 매출만 30%이며 홍콩, 태국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시아에 이어 유럽과 라틴아메리카 순으로 매출이 높다.

LG생활건강은 피지오겔이 진출하지 않은 일본, 중국,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일본, 중국, 미국에는 LG생활건강 법인이 있고 이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미국 시장은 세포라, 얼타 등 자사 브랜드 빌리프가 진출한 멀티숍과 지난해 인수한 에이본 직접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일본은 주력 채널인 직접 판매와 홈쇼핑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수입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 등을 이유로 사업에 진출하지 못했던 중국에서는 광저우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왓슨스 등 현지 H&B 채널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올리브영 등 H&B스토어나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 중인데 기존 채널은 그대로 가져가되 추후 네이처컬렉션 등 LG생활건강 채널들로 유통망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피지오겔은 더마화장품 브랜드로, 더마화장품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화장품 카테고리다. LG생활건강은 2014년 인수한 CNP(차앤박화장품) 브랜드를 연매출 1000억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피지오겔 역시 글로벌 대표 더마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 측은 “더마화장품과 퍼스널케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피지오겔을 인수했고, 이후 자체 보유한 연구 및 생산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피지오겔을 글로벌 대표 더마 브랜드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뷰티&패션 부문 수석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피지오겔 인수는 국내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다시 한번 파급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피지오겔은 국내에서 피부과와 약국 유통을 통해 브랜드 전문성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발휘해 자리 잡은 브랜드 중 하나”라며 “특히 피지오겔은 면세채널에 민감한 브랜드가 아니기에 그룹사 매출 다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LG생활건강 대표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15년 동안 더페이스샵(2010년, 4668억원)을 비롯해 CNP코스메틱, 일본 에버라이프, 긴자스테파니, 미국 에이본(AVON) 등 국내외에서 24건의 M&A를 성사시키며 회사를 키워왔다. 이와 함께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한 해외사업 매출이 54% 성장하면서 지난해 7조60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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