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장단기금리(국고3년·기준금리) 역전

입력 2020-02-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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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간금리 연중 최저, CD91일물도 한달만 추가하락..외인 견인장..추경언급에 막판조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이 랠리를 펼쳤다. 단장기 할 것 없이 전구간 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 금리를 타깃으로 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마저 밑돌았다. 이같은 역전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1.25%로 인하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15일 이후 4개월만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이자율스왑(IRS)의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유통물이 민평금리보다 낮게 거래되면서 한달만에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수급적으로는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가 장을 견인했다. 장막판엔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경 검토를 언급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폭을 일부 되돌렸다. 구 차관은 “추경은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모든 옵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추경은 이르다는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이다. 작년 남은 세계잉여금 등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추경은 곧 적자국채발행 증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채권 약세 재료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했다고 평가했다. 한은이 2월은 아니더라도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의 일방적인 선물매수에 국내 기관들이 끌려가는 상황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분간 강세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여부와 기준금리 인하 및 추경 가능성을 주목하는 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20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1년물은 3.1bp 하락한 1.223%를, 통안2년물은 3.4bp 떨어진 1.225%를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9월초와 8월말 이래 최저치다.

국고3년물은 5.0bp 하락한 1.234%를 보였다. 역시 작년 10월7일 1.2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고5년물도 4.9bp 떨어진 1.331%로 전년 10월8일 1.311% 이후 최저치였다. 국고10년물 또한 4.4bp 하락한 1.515%로 지난해 10월15일 1.499% 이후 가장 낮았다.

국고30년물은 2.0bp 내린 1.548%를, 국고50년물은 1.9bp 떨어진 1.548%를 보였다. 각각 지난해 12월중순 이래 최저치다. 국고10년 물가채는 1.2bp 하락한 0.840%에 거래를 마쳤다.

CD91일물 금리는 오후장 고시에서 1bp 떨어진 1.41%에 고시됐다. 이는 지난달 31일 1bp 하락이후 첫 내림세다. 잔존 84일물 우리은행 CD 100억원어치가 1.27%에 거래된데 이어, 잔존 46일물 농협CD가 1.26%에 거래됐다. 농협CD의 경우 민평금리는 1.37% 수준이었다.

한은 기준금리(1.25%)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는 1.6bp 역전됐다. 이같은 역전은 작년 10월15일 21.9bp 역전 이후 처음이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0.6bp 확대된 28.1bp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3.2bp 떨어진 67.5bp를 보였다. 이는 3일 66.9bp 이후 처음으로 60bp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3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15틱 상승한 110.9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8일 110.95 이후 최고치다. 장중 고점은 110.98로 역시 작년 10월10일 장중 기록한 111.06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저점은 110.82로 장중변동폭은 16틱을 보였다.

미결제는 2703계약 증가한 34만2886계약을 기록한 반면, 거래량은 10만2449계약 감소한 16만137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4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7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6785게약을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했다. 반면 은행은 4657계약 순매도로 대응했다. 은행은 사흘째 매도세다.

3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37틱 오른 132.17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15일 132.18 이후 최고치다. 장중 고점은 132.42로 역시 작년 10월15일 장중기록한 132.74 이후 가장 높았다. 장중 저점은 131.78로 장중변동폭은 64틱이었다.

미결제는 4103계약 늘어난 14만2526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5계약을 합한 14만2531계약은 작년 7월10일 14만3440계약 이후 최고치다. 반면, 거래량은 1만4204계약 감소한 9만1768계약이었다. 합산 회전율은 0.64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324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267계약 순매도를 보였다.

현선물 이론가는 3선의 경우 고평 1틱을, 10선의 경우 고평 4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없었다.

▲국채선물 장중 흐름. 위는 3년 선물 아래는 10년 선물 (삼성선물)
▲국채선물 장중 흐름. 위는 3년 선물 아래는 10년 선물 (삼성선물)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미국채 금리 상승과 주가 강세로 원화채는 소폭 약세로 출발했다. 다만 코로나 환자수가 급증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분위기가 확산했다. 확진자수가 늘수록 채권은 강세폭을 늘리는 모습이었다. 2월 금리인하가 아니더라도 4월엔 인하할 것이라는 인식이 퍼졌다”며 “장막판 추경에 대한 논의가 나오면서 금리는 소폭 낙폭을 줄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 확산 여부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 뿐만 아니라 추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더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제일 큰 줄기는 역시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다. 오늘도 추가 매수를 하면서 시세를 띄우려는 의지가 강하게 보였다. 결국 외국인이 만기 현금정산으로 가면 국내 기관 매도가 이길 방법이 없다. 외인에 따른 시장 왜곡이 커 현물인수도를 심각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며 “재료상으로는 코로나 확진자수가 확 늘어난게 영향을 줬다. 행여 사망자라도 나오면 시장 변동성이 한꺼번에 커질수 있다는 우려에 매도는 적극적이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월 금통위는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선물매수가 일단 시장을 꽉 조인 형국으로 장이 밀리지 않다보니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같이 매수에 가담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추세는 좀 더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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