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EUV용 포토레지스트 업체 3100만 달러 투자

입력 2020-02-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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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인프리아'에 추가 투자… 소재 일본 의존도 줄여갈 듯

▲삼성전자 V1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V1라인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개발 전문 스타트업인 미국 인프리아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 삼성벤처투자와 SK하이닉스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인프리아가 모집한 3100만 달러(약 373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펀딩에 투자자로 합류했다.

삼성벤처투자는 2014년과 2017년 각각 470만 달러(56억 원), 2350만 달러(282억 원) 규모 투자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이후 세번째 투자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인프리아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2억 원 가량 투자한 적이 있어, 사실상 이 회사에 대한 두번째 투자다.

이번 시리즈C 펀딩에는 TSMC, 어플라이드벤처스, 인텔캐피탈 등 반도체 생태계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도 함께 투자에 나섰다.

EUV 노광 기술은 짧은 파장의 극자외선으로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어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급증하는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인프리아는 EUV 공정의 필수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2017년에 7나노미터 공정 이하 미세공정에서 EUV 노광 공정을 지원할 수 있는 전용 솔루션을 개발했다.

특히 5나노미터 이하의 미세 공정에선 삼성전자에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하고 있는 일본 JSR, 신예츠 방식보다 인프리아 방식이 유리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인프리아는 금속 산화물을 활용하는 자사의 포토레지스트가 기존 일본업체들이 생산하는 유기물 폴리머 포토레지스트보다 빛을 받아들이는 흡수율이 4배 이상 크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포토레지스트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와 함께 지난해 일본이 수출규제 대상으로 삼은 품목이다. 삼성전자는 포토레지스트 물량의 대부분을 일본 업체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향후 인프리아 제품을 공정에 도입하면 일본에 대한 소재 독립에도 나설 수 있다.

삼성전자가 첫 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 'V1 라인' 가동에 나선 시점에 추가 투자 발표가 나온 점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V1 라인을 통해 본격적으로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에 돌입했으며, 앞으로 차세대 파운드리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인프리아의 포토레지스트를 도입해 제품 양산에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 하반기에 EUV 장비를 갖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인데, 인프리아의 포토레지스트를 공급받아 생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EUV는 차세대 반도체 업계의 승부를 가를 기술"이라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포토레지스트 등 주요 소재에 대한 공급처 다변화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양산하고,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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