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이날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주자 TV토론을 통해 대선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작년 11월 출마 선언 후 5000억 원을 광고에 쏟아 부으며 전의를 다져왔다. 기대가 컸던 블룸버그의 데뷔전은 시시하다 못해 실망으로 끝났다. 이번 TV토론에서 블룸버그가 참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블룸버그에 총공세를 퍼부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후보에 대해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블룸버그를 가장 궁지로 몰아넣은 후보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었다. 워런은 그의 과거 성희롱 발언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억만장자가 자신이 세운 경제 전문 미디어 그룹 ‘블룸버그 L.P.’의 여직원들을 향해 ‘살찐 계집’, ‘말상의 레즈비언’이라고 성희롱을 했다고 지적한 후, “내가 얘기하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블룸버그”라고 비꼬았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끝내자”면서 “내가 말했던 농담을 좋아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누구도 내가 그 이상의 것을 했다는 이유로 나를 고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블룸버그의 말이 끝나자 청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블룸버그 때리기에 가세했다. 그는 블룸버그의 뉴욕시장 재직 시절 ‘신체 불심 검문 강화(Stop and Frisk)’ 정책을 정조준했다. 샌더스는 “블룸버그가 뉴욕 시장으로서 아프리칸 아메리칸, 라티노를 충격적인 방식으로 추격하는 것을 감독했다”면서 “그것으로는 득표율을 올리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그 시절에 정말로 괴롭고 부끄러운 것이 한 가지 있다”면서 “그것은 불심검문 강화가 초래한 결과”라고 인정했다.
블룸버그를 적극 견제하고 있는 트럼프는 토론 이후 기다렸다는 듯 블룸버그를 조롱했다. 트럼프는 20일 트위터에서 “‘미니’ 마이크 블룸버그의 오늘 토론 성적은 역사상 최악”이라며 “그는 우왕좌왕했고 두들겨 맞았으며 극도로 무능했다”고 비웃었다.
블룸버그 선거진영은 “블룸버그가 슬슬 적응하고 있다”면서 “모든 후보자로부터 총공격을 받았다는 거 자체가 승리다. 모두가 마이크에게 덤벼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주 사우스캐롤라이나 무대에서 진가를 보여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