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서 시작되는 강박증, 심장의 기운에 달려있어

입력 2020-02-22 10:00 수정 2020-09-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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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A씨는 평소 머리카락 한 올 떨어져 있는 것조차 보기 어렵고, 매일 청소를 해도 성에 차지 않는 등 청결에 극도로 예민한 증상을 호소하며 최근 병원을 찾았다.

A씨는 “단순히 청소에 집착하는 것에서 그쳤다면 내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엘리베이터의 버튼이나 공공장소의 손잡이가 너무 더럽게 느껴져 만질 수 없을 정도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청결에 집착하는 질환을 흔히 ‘결벽증’이라고 부른다. 결벽증은 크게 보면 ‘강박증’의 일환으로 여길 수 있는데, A씨가 청결에 강박적인 성향을 보이듯이 특정 생각에 사로 잡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 강박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강박증은 불안한 마음에서 시작된다. ‘나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병에 걸리게 된다면’ 등등 일상생활에서 가질 수 있는 불안한 마음이 특정 사물이나 행동에 이입되며 여기에 강박적인 사고를 가짐으로써 그 불안을 떨치고자 하는 것이다. 즉 강박증의 원인 감정은 불안이며, 이런 불안을 이해했을 때 강박증을 극복, 치료할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불안이 하나의 질환으로 자리 잡게 되는 요인은 무엇일까? 신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면 우리 몸과 마음을 조율하는 장기인 심장 기능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심장은 감정, 정서, 기억과 같은 정신활동을 주관하는 장기로, 우리 몸의 군주가 되어 희로애락은 물론 공포, 불안 등의 정서를 조절한다.

흔히 뚜렷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심리적, 신체적 증상들을 두뇌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감정을 주관하는 자율 신경계와 심장의 영향력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심장 기능이 저하되면 평소에는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생각에 과도한 불안을 느끼고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며 여러 심리적인 문제들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허약해진 심장에 에너지를 부여해 감정 조절기능을 복구하는 것이 곧 강박증 치료의 핵심이다. 불안을 느낄 수 있는 모든 상황적인 요인을 제거할 수 없는 만큼 심장이 보유한 본연의 감정 조절 기능을 향상시켜 강박사고와 행동을 효과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임형택 자하연한의원 원장은 “심장의 기능은 감정을 조절하는 교감신경, 신체활동을 촉진하는 부교감신경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며 “엔진이 제대로 돌아가야 차가 움직이듯이, 몸에서는 심장이 제 기능을 해야 마음까지 평화롭다. 강박증 또한 허약해진 심장 기능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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