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 경계령’이 내려지고 있다. 미국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로 격상하는가 하면, 일부 국가에서는 한국인 입국 금지 등의 조처가 내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날 “한국에서 지속적인 지역사회 확산이 보고됐다”며,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travel advisory)를 1단계에서 2단계로 높였다. ‘지속적인 지역사회 확산’이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어디에서 또는 어떻게 감염됐는지 알려지지 않은 채 확산이 진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총 4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한국에 내려진 2단계 경보는 ‘강화된 주의 실시’를 의미한다. 이밖에 1단계는 ‘일반적인 사전 주의 실시’, 3·4단계는 각각 ‘여행 재고’, ‘여행 금지’에 해당한다. 현재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는 지난 2일 자로 4단계인 여행 금지가 발령된 상태다.
CDC 역시 이날 한국에 대한 여행 공지(travel health notice)를 ‘경계(alert)’ 수준인 2단계로 조정했다. 이제까지 한국은 ‘지역사회 확산국’으로 분류돼왔는데, 이번에 1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2단계로 분류됐다. CDC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한국은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호흡기 질환의 지속적인 지역사회 전파를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경보와 관련된 CDC 공지는 주의 단계인 1단계, 경계 단계인 2단계, 경고 단계인 3단계로 나뉜다. 이와 별개로 ‘여타 명백한 지역사회 확산 지역’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이날 코로나19 우려로 한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한국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뒤 나온 조치로, 향후 추가 공지가 내려질 때까지 한국에서 이스라엘로 오는 항공편 운항이 취소될 것이라고 현지 매체인 채널12는 전했다. 남태평양의 소국 키리바시도 한국을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코로나19 전염 진행국가’로 지정하고 입국 제한 조처를 하고 있다. 이 국가는 한국에서 머물다 14일 이내에 입국한 이들에 대해서는 격리 조처를 하거나, 건강상태에 따라 추방도 가능하도록 했다.
베트남은 자국민들에게 한국의 코로나19 발생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으며, 대만 질병관리서는 한국을 1단계 전염병 여행 경보 지역으로 지정했다. 브라질의 경우에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이밖에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이 한국인 입국자들에 대해 24일간의 의학 관찰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투르크메니스탄은 한국 교민·출장자·지상사 주재원 등에 대해 코로나19 증세가 없어도 일단 병원에 격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