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교민의 아들로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환자(19·남)가 부산 온천교회 종교행사 중 감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우한으로부터 입국한 아버지가 이 환자의 감염원으로 지목됐으나 아버지는 세 차례의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부산지역에선 오전 9시까지 7명이 확인됐고, 이 중 대구 신천지교회 관련 4명, 동래구 소재 온천교회 관련 3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며 “온천교회 확진자 중 우한 교민의 아들로 알려진 환자가 포함돼 있으며, 환자들의 증상 발현일(19일)로 보아 16일 온천교회 종교행사에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온천교회는 이날부로 종교행사를 중단했다. 방역당국은 16일 종교행사에 참석했던 신도들 중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안내센터(1339) 등에 먼저 문의한 뒤 해당 지시에 따라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통해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부산 사례를 포함해 이날까지 확인된 신천지교회 관련 사례는 총 309명으로, 전체 환자(556명)의 55.6%를 차지했다.
서울지역에선 은평 성모병원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해당 병원 내 2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환자 이송요원인 161번 환자(35·남)는 2일부터 발열·기침 증상이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접촉자는 302명이 확인됐다. 접촉자 중 입원환자 75명은 1인실 격리, 퇴원환자 및 직원 등은 자가격리 중이다. 입원환자였던 365번 환자(62·남)는 2일부터 발열·두통 증상이 발생했으며, 5일부터 22일까지 은평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확진자와 접촉력이 있었던 입원환자와 직원은 현재 격리 중이며, 방문한 장소 및 접촉자에 대해 추가 조사 중이다.
대구지역에는 신천지교회 교인 명단을 확보해 유선 연락으로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자가격리 수칙 등을 안내하고 있다. 또 해당 지역에 입원 중인 19세 이상 폐렴 환자 510명에 대한 일제조사(470명 검사)를 시행해 22일까지 2명의 환자를 확인했다. 방역당국은 대구에 대해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및 방역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급증하는 환자들의 격리 치료를 위해 계명대학교 대구 동산병원 246병상, 대구의료원 274병상을 확보했다. 더불어 군의관·공중보건의사·간호사 등 의료인력 101명을 투입해 치료할 예정이다.
광주지역에선 기존 21세기 병원 외 총 7명의 확진 환자가 확인됐다. 모두 대구 신천지교회 종교행사에 참석했거나 그 접촉자다.
경북지역에서는 추가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39명 중 18명이 확진됐으며, 나머지 21명에 대해선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천주교 안동교구 소속 41개 성당은 다음 달 13일까지 미사 및 회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대구 신천지교회, 청도 대남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전파가 지역사회 확산으로 이어짐에 따라 방역대책을 ‘봉쇄’ 중심에서 ‘완화’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지역적으로 감염이 확산한 지역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개별적인 감염경로나 발병 후의 동선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주로 가족과 의료기관, 직장 중심의 밀접한 접촉이 가능한 접촉자를 중심으로 일부 조사를 진행하면서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지 않은 시·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접촉자에 대한 파악과 격리조치가 중요한 방역수단이기 때문에 지역의 위험성에 따라서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