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입국제한' 해외 여행 취소 시 '전액 환불' 추진

입력 2020-02-24 13:06 수정 2020-02-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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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천재지변 안 속해 위약금 발생…공정위 "여행업계에 요청 예정"

입국 제한 확대 땐 외국 여행 막혀…유턴기업 지원 기업 가점 부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이투데이DB)

공정거래위원회가 조만간 여행 업계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한국인 입국제한’ 조처를 취한 국가의 여행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위약금 없이 환불해 줄 수 있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24일 공정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경보가 23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이스라엘 등 다수의 국가들이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여행 취소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만간 여행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위약금 없는 환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에 대한 전액환불 시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양자가 고통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여행 취소에 대해선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위약금 없이 환불을 해주고 있지만 중국 외 다른 국가에 대해선 소비자들에게 위약금을 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중국 여행 취소처럼 위약금 없는 환불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한국인 입국제한에 나선 국가에 대한 여행 취소에 대해서도 적용될 수 있도록 여행업계에 요청한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입국제한’ 조처를 취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코로나19 우려로 한국인 관광객들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했으며 브라질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에서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다. 카자흐스탄은 한국인 입국자들에 대해 24일간의 의학 관찰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많은 국가들이 한국인 입국 제한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우리 국민의 외국 여행이 어려워져 여행 취소가 불가피한 셈이다.

공정위가 여행업계를 만나 위약금 없는 환불을 요청하려고 하는 것은 이와 관련해 마땅한 환불 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

현재 공정위의 ‘국외 여행 표준약관’에는 ‘천재지변, 전란, 정부의 명령 등으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여행 계약을 변경(위약금 없는 환불)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천재지변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지금으로서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우려로 여행을 취소할 경우 계약금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

아직까진 공정위는 이해관계자 간 입장차 등을 고려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천재지변’으로 지정하는 관련 표준계약서 악관 개정을 검토하진 않고 있다.

한편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경기 화성 전자부품 제조업체 유양디앤유를 찾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거나 대외 위험으로 국내로 복귀하는 협력사를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공정거래협약 평가 시 가점을 신설해 올해부터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거래협약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 상생기업으로 꼽히면 공정위의 직권조사 면제, 시정명령 공표기간 단축, 정부표창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받는다.

조 위원장은 또 코로나19에 따른 부품·원자재 수급 차질로 납품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하도급업체에 부당하게 부담이 전가되는 일이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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