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검사 지연’ 남부발전, 한진중공업에 54억 원 배상

입력 2020-02-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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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0-02-24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법원 "추가공사비 등 배상 중재판정 인정"

한국남부발전이 한진중공업에 54억 원대의 추가 공사비 등을 지급하라는 중재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도 패소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문혜정 부장판사)는 한국남부발전이 한진중공업을 상대로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판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남부발전은 2012년 한진중공업과 하동화력발전소 제2저탄장 석탄취급설비 공사계약(계약금액 638억 원, 준공일 2014년 12월 31일)을 체결했다. 이 공사계약은 총 8회에 걸쳐 변경되면서 준공일도 미뤄지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준공일인 2015년 7월 준공검사를 요청했으나 남부발전은 미시공과 시정사항 과다를 이유로 부적격 통보를 했다. 이후 한진중공업은 남부발전이 지적한 사항에 대한 조치를 완료하고 같은 해 9월 준공검사를 마쳤다.

공사가 완료된 뒤 한진중공업은 남부발전과 추가공사비 등으로 다툼이 생기자 2016년 4월 대한상사중재원에 공사계약과 관련한 추가공사비, 손해배상, 간접공사비, 부당이득 반환 등을 구하는 중재신청을 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남부발전이 한진에 54억8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중재판정을 내렸다.

중재법에 따르면 중재판정은 법원의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남부발전은 추가공사비 등 54억여 원을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한진중공업의 중재신청 자체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양측의 계약서에 명시된 중재조항의 범위를 어디까지 해석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양측은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합의와 관련한 중재 조항을 담았다. 중재 조항에 따르면 ‘계약에서 발생하는 사실 문제가 합의로 해결될 수 없으면 그 사실 문제는 남부발전이 결정한 바에 따른다’, ‘계약과 관련해 발생하는 모든 분쟁은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에 의해 최종 해결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남부발전은 “중재 조항에 따라 공사계약에 관한 분쟁을 소송 절차에 의해 해결하기로 선택한 것을 한진중공업 측에 통보했고, 중재신청 사건에서도 중재에 의한 분쟁 해결을 반대하는 취지로 답변서를 제출한 이상 중재 합의의 효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중재 조항은 ‘사실 문제’에 관한 선택적 중재 조항과 ‘사실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분쟁’에 관한 전속적 중재 조항임이 객관적 문언 해석상 명확해 보인다”고 전제했다.

이어 “중재조항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함에도 그것과 달리 사실 문제를 확대 해석하고, 모든 분쟁을 축소 해석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의 법률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게 된다”며 “사실 문제를 모든 법률상의 분쟁으로 확대 해석할 경우 남부발전의 우선적 결정권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한진중공업에 중대하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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