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면서 코스피를 둘러싼 공포감이 최근 2년 사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증권가는 전염병 확산세가 누그러들기 전까지 불안감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83.80포인트(3.87%) 급락한 2079.04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100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2월 10일(2098.00) 이후 2달 여 만이다.
같은 시간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3.66으로 전장보다 19.49% 상승한 채 마감했다. 이는 불과 일주일 전보다 37.8% 늘어난 수치다.
일명 ‘공포지수’라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옵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미래 증시의 변동성을 측정한 값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의 안정을, 수치가 높을수록 불안을 점치게 된다. 따라서 지수가 높으면 투자심리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에 악재로 해석된다.
변동성지수는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타난 지난달 20일(13.93)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3일 19.32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확산 둔화 조짐이 한동안 이어지며 지수는 17 내외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대구 지역을 강타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확진자 수가 순식간에 세자릿수를 돌파한 이후 변동성지수는 지난 21일 19.80, 24일 23.66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특히 24일 지수는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로 세계 주요 지수가 폭락했던 2018년 2월 9일(23.72)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공포에 사로잡힌 장세라고 진단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확진자가 몇 명까지 늘어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불확실성을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 바닥을 속단하기 어려운데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설 경우 공포는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가 기초여건(펀더멘털) 측면에서 긍정적인 상황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지나친 공포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번 초기 코로나19 이슈가 등장했을 때도 그랬고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갈 이유는 전혀 없다”며 “1분기나 상반기 경제가 역성장으로 간다고 하더라고 지금의 생산 및 소비활동 위축은 이후로 이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