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금융·외환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올랐다. 실물경기 부진에 금융·외환시장 충격이 겹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비롯한 과감한 재정 투입을 주문하고 나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7%(83.80) 급락한 2079.0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닥지수도 4.30%(28.70%) 하락한 639.29에 장을 끝냈다. 아시아 주요국(이날 종가 기준) △중국 상해종합지수(-0.28%) △홍콩 항셍지수(-1.71%) △대만 가권지수(-1.30%)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가장 컸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11원(0.91%) 상승한 1220.20원에 장을 끝냈다. 코로나19 확산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한 영향이다. 금(1㎏) 현물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6만4800원으로 전날보다 3.09%(1940원) 올랐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한은의 금리인하, 정부의 강도높은 재정정책 등에 따라 시장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 소비와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거나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바닥에서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전날보다 231명 늘어난 833명으로 집계됐다. 감염경로별로 대구 신천지교회(신천지예수교회 다대오지성전)를 중심으로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172명, 23명 추가됐다. 사망자도 7명으로 전날보다 2명 늘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환자 수는 일본 크루즈(691명)를 앞지르고 중국(7만7150명)에 이은 2위로 올라섰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이 재현된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자 문 대통령은 재정 차원의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범의학계 전문가단체 초청 간담회’를 열어 “기업의 피해 최소화와 국민의 소비 진작, 위축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예비비를 신속하게 활용하는 것에 더해 필요하다면 국회의 협조를 얻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수급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수출량을 제한할 것”이라며 “많은 부분을 내수에 활용하도록 하고, 생산량의 절반 정도는 공적 유통망을 통해 실수요자에게 직접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